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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패트롤] 좁아진 척추관, 레이저로 '뻥'
대전 세우리병원, 굵어진 척추뼈·인대가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협착증'
내시경용 드릴 이용한 레이저 감압술로 후유증 줄여



▲ 세우리병원 이종선 원장이 '레이저 감압술'로 척추관 협착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두 번은 허리를 삐끗하거나 다리가 뭉치고 당겨 고생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워서 쉬거나, 물리 치료를 받고 약을 먹어 호전시키곤 한다. 하지만 그 빈도가 잦거나 치료를 받아도 나아지지 않으면 한 번쯤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의술의 발달과 시대 변화로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져 배가 아프거나 어지럼증이 며칠간 지속되면 혹시 암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정기적으로 정밀 검사를 받는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서 지나온 세월의 무게를 힘겹게 지탱해가는 척추에 대해선 정기 검사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왜 그렇까?

아직까지도 척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병원에 검사 받으러 가면 의사들이 무조건 수술을 강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또한 수술을 잘못하면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갖고 있다.

강원도 속초에서 어부로 일을 하는 박승호(50)씨는 걷기만 하면 오른쪽 엉치와 다리가 죄어오는 듯 당기고 저려 길을 걷다가 잠시 쪼그리고 앉아 있어야만 또 다시 조금 걸을 수 있었다. 평소 간경화증 치료를 받는 중이라 합병증일 거라고 생각했다. 점점 증세가 심해져 일을 못할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굵어진 척추뼈가 척추를 지나는 신경을 누르는 ‘척추관협착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평소 허리는 크게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설마 척추에서 문제가 생길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중증이라지만 간경화로 마취나 출혈 등의 문제가 우려돼 수술을 하기엔 위험 부담이 컸다. 수술 포기를 결심할 무렵 박씨는 새로운 ‘레이저 감압술’이란 수술을 받고 현재는 생업에 복귀했다.

척추관협착증의 수술에 제약이 많은 이유는 척추의 구조상 후궁이라는 뼈에 이상이 생긴 병이기 때문이다.

척추는 24개의 척추뼈와 뼈와 뼈 사이를 쿠션처럼 완충작용을 해주는 물렁뼈, 그리고 그 척추뼈와 물렁뼈를 뒤쪽에서 Y자 형태로 지탱해주는 후궁으로 이루어져 있다. 등의 가운데를 손으로 만졌을 때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이 후궁의 일부인 극돌기라고 부르는 부분인데 그 극돌기 안쪽에 후궁이 Y자 형태로 연결돼 세모꼴의 공간이 생긴다.

그 공간을 따라 신경다발이 지나며 이를 척추관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는 조금씩 뼈마디가 굵어지거나 인대가 두꺼워져 척추관이 좁아짐에 따라 신경을 조이게 된다. 이렇게 신경이 압박 받아 생기는 병이 ‘척추관협착증’이다.

허리디스크에 비해 다소 생소하지만 실제로는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디스크 환자보다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둘 다 신경을 건드린다는 점은 같지만 디스크(추간판탈출증)의 경우는 뼈에 변화가 온 것이 아니라 물렁뼈가 원래 위치에서 튀어나와 신경을 건드린 탓에 물리 치료나 약물 치료를 잘해주면 물렁뼈가 제자리로 돌아가거나 자연흡수되어 치유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척추관협착증은 장기간 서서히 뼈의 변화가 진행돼 발병하기 때문에 증세가 나타나기까지는 오래 걸리며 일단 아프기 시작하면 물리 치료나 휴식만으로 치유하기가 어렵다.

사람에 따라서는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30대가 지나 퇴행이 시작되며 50대 이후 증상이 나타난다. 24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척추 여러 곳에서 다발적으로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초기에는 허리와 엉덩이가 저리고 감각이 이상해 좌골신경통이라고 생각, 침을 맞거나 물리 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걷다가 쉬거나 자세를 달리 하면 증상이 완화되거나 없어져 대부분의 환자들은 혈액순환이상으로 쉽게 판단, 내과나 한의원의 약에만 의존해 되레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증상이 악화되면 좁아진 척추관 중 한두 분절을 지나는 신경은 심한 압박감을 받는다. 증상은 허리보다 엉치나 다리쪽에 저림과 당김이 나타나 일상 생활에 크게 지장을 받는다. 서서히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일부 근육이 마르는 증상도 나타나 그 위험성은 어떠한 척추질환보다도 높다고 할 수 있다.



▲ 정상적인 척추관의 모습(좌)와 척추관협착증이 진행된 상태


보통 통증 후 한 번에500m정도는 걸을 수 있다면 약물 치료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근력운동으로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500m를 걷는데 몇 번을 쉬어야 할 정도라면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이 모호하고 일반X레이 검사로는 척추관을 통과하는 신경이 눌리는 정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등의 정밀 검사를 받아 좁아진 정도나 형태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척추관협착증 수술은 굵고 좁아진 관절의 안쪽만 넓혀줄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5-10cm정도의 절개를 하고 척추뼈를 이루는 Y자 형태의 후궁의 일부나 상당한 부분을 잘라냈다. 이 수술법은 척추뼈가 고정되지 않고 활동할 때마다 움직여지는 불안정증을 불러왔다. 불안정증을 해결하기 위해 나사못으로 고정하기도 했지만 후유증이 우려됐다.

또한 환자 대부분이 고령이라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는 고령자의 경우 전신마취를 할 수도 없다.

대전 세우리병원은 그 같은 단점을 극복, 척추관협착증에도 내시경용 드릴과 레이저를 이용한 새 수술법을 도입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미세현미경과 내시경 등을 이용해 좁아진 통로의 안쪽을 홈을 파듯 갉아내어 구멍을 넓혀주는 수술법이다. 뼈를 잘라내는 대신 뼈에 작은 구멍을 내고 그 구멍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고 특수 고안된 내시경용 드릴과 레이저를 이용하여 척추관 안쪽 벽을 긁어내는 것이다.

고령의 환자나 당뇨, 고혈압, 간경화, 신장병 환자들도 안전하고 간단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또 출혈이 많지 않고 전신마취 등이 불필요하다. 30분 내외의 짧은 수술 시간과 척추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 뼈의 손상이 최소화돼 3일 정도 입원하면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암 환자에게 수술 후 철저한 자기 관리와 보존적 치료가 중시되듯 척추 수술 또한 수술 후의 관리가 수술 만큼이나 중요하다.

세우리병원의 이종선 원장은 “수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리하게 몸을 움직일 경우 신경이 서로 엉겨붙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이젠 척추질환도 뒤늦게 수술로 해결해야 하겠다는 인식보다는 평소에 예방과 관리로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 이종선 세우리병원 원장



입력시간 : 2006/05/02 15:24




송강섭 의학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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