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커플 행복의 조건은 '잠자리' - 성기능 장애, 남성질환 등 치료·상담으로 자신감 회복 필요

‘갈라서는 부부’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재혼율도 덩달아 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여성의 삶’ 조사에 따르면 결혼하는 커플 4쌍 중 1쌍은 부부 중에 최소한 어느 한 쪽이 이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한 결혼정보회사가 재혼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63.1%가 ‘당당히 재혼식을 올리겠다’고 응답했다. 그만큼 재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인생 2막’에 대한 준비와 설레임으로 가득한 재혼을 앞둔 커플들. 그러나 재혼에 골인한다고 곧바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초혼 때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수도 있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재혼 부부가 마주치는 문제들이야 다양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원만한 성생활과 건강한 임신을 꼽을 수 있다.

혼전 전립선염ㆍ성병 검사 고려를

비교기과 전문의들은 재혼을 앞둔 40대 이상 남성이라면 일단 성병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한다. 물론 여성도 마찬가지다.

만일 성병에 걸렸을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형아 출산ㆍ 유산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성병 균은 선천성 기형이나 태아 발육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병감염 여부는 소변이나 혈액 검사 등을 통해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소변 성분을 분석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PCR)로는 임질과 비임균성 요도염을, 혈액검사를 통해서는 매독, 에이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립선염 진단은 전립선액 검사를 받으면 된다. 남성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정계정맥류’에 대한 검사도 있다. 정계정맥류란 고환 정맥이 부풀어올라 정자생성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남성의학 전문병원 아담스비뇨기과의 이무연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불임의 경우 그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불임의 원인 중 30~35%는 남성에게 있다“고 혼전 남성 검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복한 잠자리를 방해하는 콤플렉스

‘행복한 가정은 행복한 잠자리에서 비롯된다.’

근거 없는 낭설이 아니다. 만족스런 성생활은 이혼의 아픔을 겪은 재혼 부부에게 특히 더 중요하다. 몸 상태가 초혼 때와 다른 데다 서로 간에 성생활에 대한 기대치는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생활이 시작부터 삐걱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성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외모 콤플렉스다.

“배우자가 연하 남성이거나, 부부 간 나이차가 많은 경우 외모 콤플렉스가 더 심하다”는 이 원장은 “배우자를 배려하면서 상대의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생활 불만족이나 외모 콤플렉스가 지속되는 경우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좋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거시기’에 문제가 생긴 탓일 수도 있다. 재혼 남성의 경우 오랜 기간의 독신생활로 성기능이 크게 감퇴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조루나 발기장애 등 말 못할 고민이 있을 수 있다. ‘힘 못쓰는’ 남성들에 가장 흔한 것이 조루다.

2003년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보고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대 50%, 30대 45.8%, 40대 30.3%가 성교를 할 때 조루증세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조루증상이 있을 경우, 배부신경(발기에 관여하는 신경)의 일부를 솎아줌으로써 음경에서 귀두로 가는 신경을 둔하게 하거나 약물을 주입하는 등 약 10분 정도의 간단한 시술을 통해 쉽게 치료할 수 있다”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최근엔 ‘왜소 콤플렉스’에 대한 남성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배우자 앞에서 ‘거시기’가 작아 스트레스를 받거나, 그로 인해 잠자리에서 자신감이 크게 떨어져 속앓이하다가 비교기과 병원을 찾아 음경확대술을 받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음경확대술에 관한 과장 광고가 넘쳐나면서 ‘강한 남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도 크다. 그러나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클 수 있는 법.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신중하게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만일 수술이 잘못되면 오히려 발기부전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음경확대수술법에는 자가 진피지방이식술, 알로덤이식술, 실리콘보형물 삽입술 등이 있다. 알로덤이식술이란 자신의 피부 대신 다른 사람에게서 채취한 진피를 이식하는 시술이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흉터를 남기지 않는 인체진피‘알로덤’수술의 경우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면서 “주사액을 채워넣는 비수술적 치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부애와 운동이 최고의 예방법

▲ 이무연 원장.

발기부전 등 남성 고민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최선이다. 달리기를 하면 음경 혈관의 탄력성이 증가함으로써 정력이 왕성해지는 것은 물론 천연 비아그라로 불리는 산화질소 생성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당뇨나 고혈압 등 소위 생활습관병이 발기부전을 비롯한 성기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을 적당하게 안배하는 것이 활기찬 잠자리를 위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재혼 부부가 행복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한다.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간혹 성생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터놓고 얘기하면 웬만한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그래도 밤이 괴로우면 병원을 찾아가 근본적인 치료책에 대해 도움을 받아라는 것이다.


송강섭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