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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산책] 눈물로 쓴 엄마와 딸의 못다한 얘기
극단 산울림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연극을 보고 실컷 울고 웃다 보면 우리는 느낀다. 그것은 바로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의 얘기라고. 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시원한 빗줄기처럼 우리네 답답한 가슴을 적셔줄 그런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게다가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을 무대 위에서 보는 맛은 또 색다르다. 휴가철, 우리 떠나요. 공연장으로.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난 이제 엄마 밑에서 사는 게 지겨워요. 끊임없는 잔소리, 하찮은 일 하나하나에, 조금만 흐트러져 있어도 못 참으시잖아요?”

철없는 딸의 반항에 엄마는 고개를 숙인다. “너도 이담에 더도 덜도 말고 꼭 네가 나한테 하듯이 에미한테 대드는 딸을 둬봐야 그때나 날 이해하게 될 거야 …”

어찌 보면 그리 특별한 것도 없는, 일상에서 우리가 늘 겪는 모녀의 소소한 이야기가 가슴을 송두리째 파헤친다.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와 딸의 공감대를 끌어낼 만하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는 박정자 주연의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가 25일부터 무대에 다시 오른다. 91년 초연 이래 10만 관객의 가슴을 눈물로 적신 작품이다.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삶을 희생하는 가난하고 순박한 엄마와 엄마의 이런 삶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는 딸 사이의 갈등과 고뇌를 다룬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매순간 부딪히며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 가슴에 절절이 와 닿는다.

딸이 독립한 후 나이 오십에 엄마가 처음 가본 해수욕장. 그리고 입원. 딸은 그런 엄마를 남겨두고 미국 여행을 떠나지만 돌아와보니 엄마의 주검이 기다린다.

특히 엄마의 주검을 옆에 두고 딸이 지난날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엄마의 생애를 소설로 쓰는 형식이 애처롭도록 이채롭다. 과거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서로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말들, 엄마와 딸들이 진정으로 주고받고 싶은 말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위기의 여자’ ‘딸에게 보내는 편지’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영영이별 영이별’ 등 섬세한 여성연극의 전통을 이어온 극단 산울림이 심혈을 기울여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연출 임영웅. 7월 25일~ 8월 27일 소극장 산울림. (02) 334-5915

연극 '이'… 영화 '왕의 남자' 원작





2000년 초연 때부터 연극 마니아들 사이에서 ‘꼭 보아야 하는 작품’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올 스크린 최대 화제작 ‘왕의 남자’의 원작으로 알려지며 마침내 ‘국민연극’으로 등극한 웰 메이드 연극이다.

올 초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무대에 오른 공연은 연일 매진 사례 끝에 2차례나 연장한 것을 비롯해 제주도 등 11곳의 지방 순회공연에서도 전 지역 매진의 기염을 토했다.

연극 이(爾)는 조선 시대에 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는 호칭으로 극 중에서 연산군이 아끼는 궁중광대 공길을 부르는 말이다. 공길과 장생의 관계에 집중했던 영화와는 다르게 연극은 공길과 연산에 무게중심을 두며 더 큰 갈등과 긴장을 불러 일으킨다.

이번에 더욱 업그레이드돼 선보이는 서울 앵콜 공연은 이름 그대로 만석(滿席)을 보장한다는 공연계의 흥행보증수표 오만석(공길 역), 충무로의 스타급 조연 김내하(연산 역) 등 원년 멤버들의 특별한 귀환으로도 시선을 모은다.

또한 공길 역으로 박정환김호영이 번갈아 출연해 이들이 펼치는 ‘3인 3색’ 연기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다. 연출 김태웅. 14일까지 LG아트센터. (02) 1588-8477

쇼 뮤지컬 '펑키펑키'… 기상천외한 웃음 속으로





2003년 막을 올린 후 창작 공연에 대한 열정으로 관객 15만 명을 동원하고 어느덧 지난 6월 29일 1,000회를 넘긴 쇼 뮤지컬. 우울한 현실의 이야기 속에 잔뜩 녹여든 기상천외한 웃음이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인기를 누리는 비결이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청년실업’. 10대도 장차 백수를 생각해야 한다는 ‘십장생’과 20대 90%가 백수를 뜻하는 ‘이구백’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는 요즘 세태처럼 작품 속에도 보여주는 취업난의 문제는 심각하다.

졸업을 맞은 몽이와 철수는 극심한 취업난에 부딪혀 과연 사회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고민 끝에 취직 대신 창업을 택한 이들은 친구들과 합심하여 ‘웃음 주식회사’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사업 성공 꿈에 도전하는 이들의 좌충우돌과 연애담이 유쾌하다.

초연 때 1,000일 공연을 호언했던 ‘펑키펑키’는 멋드러지게 그 약속을 지켰고 이제 공연은 끝나는 날을 정하지 않고 공연하는 ‘오픈 런’에 돌입했다. 연출 정성한. 명동 우림 펑키하우스. (02) 1588-1089



입력시간 : 2006/07/12 14:38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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