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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시트콤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안방극장을 호령하던 인기 장르였지만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며 예전의 위세를 전혀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새로운 소재와 아이템 발굴 없이 유사한 분위기의 작품들이 양산되는 경향 속에 시청자들의 호응을 잃은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방송되는 시트콤 거의 대부분이 참담한 성적표만을 받아 쥐어 이 장르가 막을 내리지나 않을까 하는 위기감마저 느끼게 하고 있다.

심지어 ‘순풍산부인과’, ‘LA 아리랑’ 등의 인기 시트콤으로 국내 안방극장에 시트콤 전성기의 문을 활짝 열었던 SBS는 최근 사실상 시트콤 장르 자체의 포기를 선언하다시피 했다. 시트콤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5년 ‘귀엽거나 미치거나’ 이후 1년 가까이 시트콤 제작을 중단해온 SBS는 최근 시트콤 제작 의지가 없음을 공식화했다. 김혁 SBS 예능국장은 “정말 획기적인 기획안이 나오지 않는 한 시트콤을 제작할 생각이 없다. 현재로선 편성 계획에서 시트콤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방송사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KBS와 MBC가 각각 1~2편의 시트콤을 제작하고 있지만, 이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내부적인 의견은 회의적이다.

최근까지 ‘레인보우 로망스’와 ‘소울메이트’ 2편을 편성했던 MBC는 6월 말 ‘소울메이트’ 종영 이후 이 시간대에서 시트콤을 제외시켰다. 3년 가까이 시트콤을 이 시간대에 편성해 재미를 톡톡히 봤지만 더 이상 약발이 없음을 인정한 셈이다.

KBS 2TV는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에 이어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까지 일일 시트콤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또한 마지막 시험대로 여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는 재미 차원에선 비교적 호응을 얻고 있지만 시청률 상승으로는 좀처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레인보우 로망스’, ‘소울메이트’,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 등 시트콤들의 평균 시청률은 고작 6~7%에 불과하다. 이는 교양 프로그램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제작비 투입 대비 성과도 극도로 낮다. 시트콤이 오락 프로그램의 2배가 넘는 제작비를 필요로 하는 점은 당연히 ‘시트콤 무용론’을 야기시킬 요소가 된다. 오락 프로그램은 비교적 적은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시트콤의 2배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트콤은 완전히 수명을 다한 장르일까. 케이블 채널을 통해 소개되는 해외 수입 시트콤들이 얻는 인기와 관심을 고려하면 그렇게 단언할 순 없다.

‘프렌즈’, ‘섹스 앤 더 시티’ ‘앨리의 사랑 만들기’ 등 외국 시트콤들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후속 시리즈도 꾸준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결국 안방극장에서 시트콤의 위기는 국산 시트콤의 위기로만 귀결되는 셈이다.

국산 시트콤 퇴조의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소재 선택의 한계와 기획력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트콤은 풍자와 패러디가 깃든 웃음이 담겨야 하는 점이 필수적이다. 때로는 과감한 성담론도 필요하다.

그러나 제약이 많이 따른다. 과감한 소재 선택에 대해 국내 정서는 그다지 관대하지 않다. 섭외의 어려움도 국내 시트콤 퇴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장르의 쇠퇴와 함께 인기 연예인들이 출연 섭외에 응하지 않는 빈곤의 악순환이다.

한때 시트콤엔 송혜교, 김정은, 조인성, 양동근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출연했지만 이제 시트콤에서 스타를 찾는 건 ‘하늘에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다. ‘별들이 총총 박힌’ 해외 시트콤이 부러운 형편이다.

전성기 시절의 기억만으로 시트콤을 제작해 구색 맞추기에 급급하면 당연히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요즘 현실이 그렇다. 획기적인 기획에 대한 의지를 찾아 볼 수 없는 요즘, 국내 시트콤의 앞길은 막막하기만 하다.

차범근 감독, MBC 명예사원 위촉

○…MBC가 2006 독일월드컵 해설위원 차범근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명예사원으로 위촉했다.

최문순 MBC 사장은 11일 오후 MBC 본사를 방문한 차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하며 독일월드컵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얻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와 함께 차범근-차두리 부자를 명예사원으로 위촉했다.

한편 MBC는 14일 차 감독과 호흡을 맞춰 월드컵 중계방송을 진행한 김성주 아나운서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독일월드컵 중계방송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기념하는 자체 행사도 열었다.

OCN 자체제작 TV 영화 '코마' 방영

○…케이블ㆍ위성TV 영화채널 OCN이 21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자체 제작 TV용 HD(고화질)영화 시리즈 '코마'를 방영한다.

'코마'는 OCN이 영화 '주먹이 운다'의 제작사 시오필름과 손잡고 만든 50분 분량 5편의 공포 영화 시리즈로 지난 4월 전주 국제영화제에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공포 영화 '알포인트'의 공수창 감독이 총 지휘를 맡아 1부와 5부를 연출했으며 조규옥, 유준석, 김정구 등 신인 감독들이 2~4부의 연출을 맡았다. 배우 이세은, 명지연, 임원희 등이 출연하며 10년 전 병원에서 일어난 한 소녀의 실종사건에 얽힌 5가지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을 담아낸다.

'코마'는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텔레비전과 판권계약을 통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에 소개될 예정이다.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