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소년, 극장에 가다 / 이대현 지음

자녀는 부모를 닮는다고 한다. 아이와 극장에 간 부모가 영화를 본 후 뭘 느꼈는지, 뭘 얻었는지를 자녀에게 얘기해줄 수 없다면 자녀도 마찬가지로 영화란 그저 시간때우기용 오락물로만 인식한다.

하지만 영화는 삶과 사회, 시대를 이야기하는 창. 그 창을 통해 어른도 아이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더구나 문화적 취향이 형성되는 나이인 14세 아이에게 영화 제대로 보기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현직 기자이자 영화평론가인 저자는 어른부터 영화 보는 태도를 바꾸고 영화를 보기 전후에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라고 권고한다.

이 책에서 그는 ‘삶과 죽음’, ‘가족’, ‘상상력’ 등 8개 테마로 나눠 36편의 영화를 분석, 14세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시각과 생각의 틀을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다보면 영화는 논리력을 기르는 교과서임을 알게 된다. 다할미디어 발행. 1만 2,000원.

사림열전 1 / 이종범 지음

16세기 조선은 유교의 왕도정치를 이상으로 새로운 정치적 실험을 시도했던 사림들의 전성기였다. 이들은 죽음도 불사하며 권력의 불의를 매섭게 비판했고 조정과 재야, 중앙과 지방의 활발한 학문적 교류를 통해 조선 성리학을 꽃피워냈다.

총 3권의 시리즈 중 첫 번째로 나온 이 책은 전국의 사림들 중 호남에 연고를 둔 여덟 선비의 삶과 학문, 죽음을 재구성했다. 기대승, 김인후처럼 널리 알려진 거유(巨儒) 외에도 지나치게 결백한 성품으로 화를 입은 이발, 앞선 시대사상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죽은 정개청 등 역사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인물들도 되살려내고 있다.

올곧은 선비들의 면면을 통해 그들의 삶이 오늘날 우리에 말하는 바를 조망한다. 아침이슬 발행. 1만3,000원

관해기 1, 2, 3 / 주강현 지음

우리 전통 문화와 민속을 연구하는 데 천착해온 저자가 이번엔 바다로 눈을 돌렸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쪽, 서쪽, 남쪽바다를 현장 답사하며 채록한 생활, 민속, 생태, 역사 지식에다가 해양학, 생물학, 조류학 등 관련 학문 분야의 연구 성과를 곁들여 “역사는 있되 기록은 없었던” 우리 바다에 풍성한 문화사적 의미를 부여한다.

총 세 권으로 구성된 책의 분량은 도합 1,000여 쪽에 이른다. 맛깔스러운 문장으로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 오가며 바다가 간직한 진면모를 드러내는 저자의 박식함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한 세기 이상에 걸쳐 수집된 600여 컷의 사진이나 고문헌 속 지도, 해저의 모습을 복원한 3차원 영상 등 다채로운 시각 자료가 인용된 점도 이 책의 볼거리이다. 웅진지식하우스 발행. 각 권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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