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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돌·담·길·돌·아… 추억과 향수를 만나다
옛 돌담길 문화 · 역사체험



▲ 담양 삼지천마을


돌담길에는 추억이 있다. 또래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던 기억, 땅따먹기, 구슬치기, 말뚝 박기 등 온갖 놀이의 무대가 바로 동네 돌담길이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정감어린 추억을 물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화재로 지정된 지방의 묵은 돌담길을 찾아 아이들과 추억 속의 놀이를 함께 하다 보면 즐거운 체험도 되고, 우리네 옛것에 대한 소중함도 동시에 가르쳐줄 수 있을 것이다.

옛 돌담길을 문화재로

문화재청에서는 지난 6월19일, 영·호남 지역 9개 마을에 자리한 돌담길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향수어린 고향 마을의 묵은 돌담길이 문화재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문화재청은 “옛 사람들의 정서가 담긴 예스러운 돌담길이 하루가 다르게 사라져 시급히 보존할 필요성이 있어 문화재로 등록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록된 마을은 경남에 3곳, 경북 1곳, 전남 2곳, 전북 2곳, 대구 1곳 등 모두 9개다. 돌담길에 사용된 돌은 대부분 자연석을 있는 그대로 사용해 쌓은 돌담 혹은 토석담으로 짧은 것은 700m, 긴 것은 10㎞에 이른다.

이런 돌담길은 그 마을 사람들에게는 오랜 추억을 함께 한 삶의 일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비록 유명한 것은 아니지만 오래되고 소중한 것을 문화재로 삼아 보존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따라서 휴가철을 맞아 유명한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아갈 것이 아니라 이처럼 옛 향기가 가득한 곳을 방문해 그 뜻을 아이들에게 설명해 준다면 좋은 체험거리가 될 것이다. 묵은 돌담길도 보고, 또 정감어린 농촌 마을의 푸근함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벽 같은 병영마을 돌담



▲ 강진 병영마을
▲ 성주 한개마을
▲ 고성 학동마을


9개 마을 모두 인상적이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전남 강진의 병영마을이다.

마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조선시대 병마절도사의 영(營)이 있었다. 또한 제주도에 표류했던 하멜 일행이 1656년부터 1663년까지 7년 동안 머물기도 했는데 그들의 영향으로 빗살무늬 형식(하멜식 담쌓기)이라는 독특한 담쌓기 방식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병영마을의 돌담은 2m 높이에 직선을 이뤄 마치 성벽을 연상케 한다.

단아한 돌담길을 보고 싶다면 경남 고성의 학동마을이 제격이다. 마을 뒷산인 수태산 줄기에서 채취한 납작돌을 황토로 겹겹이 쌓아 올린 모습이 고즈넉한 시골마을의 정취를 한껏 더해준다. 게다가 마을 주변을 둘러싼 대숲의 청량감까지 더해 멋스러운 풍경을 자아낸다.

전남 담양의 삼지천 마을은 돌을 한 층 쌓고 사이에 흙을 채운 뒤 다시 돌을 쌓은 토석담이다. 마을 안에 문화재로 지정된 고선재 가옥을 비롯해 고풍스러운 전통 가옥이 여러 채 있어 돌담과 잘 어우러진다. 유연한 곡선으로 구부러진 마을 안길을 따라 거닐다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돌담길에서 추억의 옛 놀이

시골이 고향인 사람들은 동네 돌담길에서 깨복쟁이 친구들과 함께 뒤엉켜 뛰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도시의 아파트 놀이터와 비교한다면 아무 시설도 없다시피 했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놀이가 가능했었다.

돌이나 깨진 벽돌을 동그랗게 다듬어 비석치기를 하고, 헌 공책을 뜯어 딱지를 접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산 구슬 몇 개만 있어도 온종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숨바꼭질하다가 장독 뚜껑을 깨먹어 어른들에게 혼쭐나게 야단을 맡기도 했다.

이런 단순한 놀이들이 즐거울 수 있었던 건 같이 놀아 줄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게임을 즐기며 혼자 노는 데 익숙하지만 예전에는 같이 해야만 재미있는 놀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인지 싸움을 하더라도 다음날이면 아무렇지 않게 어울려 놀곤 했다.

추억의 돌담길을 찾아 가족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어릴 적 놀이도 같이 해볼 것을 권한다. 아이들과 딱지, 바람개비, 풀피리를 만들면서 행복한 추억도 함께 만들어 보는 것이다.

문화재 등록 돌담길


고성 학동마을 / 경남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 / 2.3km/ 고성군 문화관광과 (055) 670-2223
거창 황산마을 / 경남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 1.2km/ 거창군 문화관광과 (055) 940-3185
산청 단계마을 / 경남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 2.2km / 산청군 문화관광과 (055) 970-6443
성주 한개마을 / 경북 성주군 월항면 대산리 / 3.3km / 성주군 새마을과 (054) 933-0021
무주 지전마을 / 전북 무주군 설천면 길산리 / 0.7km / 무주군 문화관광과 (063) 320-2544
익산 함라마을 / 전북 익산시 함라면 함열리 / 1.5km / 익산시 문화관광과 (063) 850-4175
강진 병영마을 / 전남 강진군 병영면 박동리 외 3개리 / 10km / 강진군 문화관광과 (061) 430-3229
담양 삼지천마을 /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천리 / 3.6km / 담양군 문화레저관광팀 (061) 380-3155
대구 옻골마을 / 대구광역시 동구 둔산동 / 2.5km / 대구 중구청문화공보실 (053) 955-9197




입력시간 : 2006/08/03 16:06




글=김숙현 자유기고가 pararang@empal.com
·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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