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간동 '갤러리 유' 와인

▲ 모짜렐라 치즈 토마토 샐러드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는 한옥이 많다. 개중 일부는 이미 레스토랑이나 카페로 변신해 자리를 잡고 있다. 기와와 나무, 처마, 마루 등. 한국적인 건축 요소들은 굳이 한식만이 어울린다고 고집하지도 않는다.

삼청동 입구에 버티고 서 있는 동십자각 옆 골목 초입에 자리한 ‘갤러리 유’. 전통 한옥을 개조해 만든 이곳은 레스토랑 & 카페 & 와인바이면서 또 이름처럼 갤러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때로는 음악 공연까지도 벌어진다.

‘당신들을 위한 갤러리’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원래 ‘갤러리 편도나무’로 불리던 공간이다. 최근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원래는 하늘이 뚫려 있는 야외 마당에는 대형 유리 천장이 설치됐고 대형 프로젝터 빔과 스크린, 그리고 한 켠에 즉석 연주도 할 수 있는 피아노도 놓여졌다. 룸도 하나 만들었고 바깥쪽 테라스도 새로 꾸몄다.

이곳에선 자리에 앉아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주변을 돌아 보면 미술 작품들이 항상 눈에 띈다. 이름처럼 작품들이 전시되는 갤러리이기 때문. 그래서 벽면 대부분도 하얀 칠이 칠해져 있다. 보통 20~30여 점이 걸리는 전시는 1년 내내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는 이문열, 공지영, 신혜숙씨 등이 ‘작가의 방’ 전시회를 가졌다.

한옥에서 마시는 주종은 어느 것이 가장 어울릴까? 소주 아니면 전통주가 생각나지만 와인도 제법 분위기가 난다. 하얀 테이블 보에 비치는 레드 와인의 자줏빛 색상은 바라보기만 해도 취하는 듯하다.

비가 내릴 때면 더더욱 분위기가 산다. 야외 마당을 덮어 놓은 유리 천장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음악 리듬을 만들어내서다. 이런 이유로 이 집을 찾은 이들은 ‘반드시 다시 찾아 온다’고 한다.

갤러리이면서도 이곳에서는 간간이 음악회도 열린다. 30명 내외가 참석하는 큰 음악회는 아니지만 연주를 가깝게 들을 수 있어 친근감을 더해준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가득찬 한옥인 셈이다. 최근에는 재일교포 양방언씨가 음악회를 가졌다.

굳이 음악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이 집에서는 음악을 연주해 볼 수도 있다. 서로 모르던 손님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도 매력. 직접 가져온 영화 DVD를 프로젝터를 통해 보는 손님도 있다.

원래 프랑스산을 주로 취급하던 와인 리스트는 최근 칠레산 등 와인 종류를 늘렸다. 그리고 모듬치즈나 모듬과일 등 안주 메뉴는 한옥 이미지에 맞게 항아리 뚜껑에 나온다. 푸짐해 보이기도 하고 정감 있게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메뉴

파스타류는 1만3,000원부터. 와인은 병당 5만원 선부터. 차나 주스류는 9,000원부터. 생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는 2만5,000원부터. 식사 메뉴는 저녁에만 제공한다.

찾아가는 길

서울 삼청동 입구 동십자각 바로 옆 뒷길로 들어서자마자 왼편. (02)733-2798




글·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