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지금 한국처럼 여름방학 중이다. 거의 3개월여 동안 계속된다. 유학생들은 이 기간에 한국에 있는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러 귀국길에 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비행기 요금이 부담스러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몇 개월에서 1년 정도의 어학 연수 등으로 미국에 온 학생들에게 이 기간은 달콤한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색다른 경험도 쌓을 수 있는 귀중한 고행(?)의 시기이다.

그러나 미국에 온 유학생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학생 비자로 미국에 입국하면 학교 밖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무보수로 그냥 인턴십 근무를 하고자 하더라도,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학위를 끝내고 1년 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일자리를 갖거나 가질 기회를 주는 것)를 신청해 허락 받아야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아예 인턴십 허가가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일자리를 구했다 해도 그것은 불법 취업이 된다.

사실 학기 중에 캠퍼스 일자리(on campus job)를 구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학생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학생들은 사회보장 번호(social security number)를 부여 받아야 노동한 것에 대한 보수를 수령하는데, 그 발급 절차가 번잡하고 까다로워 고용주 입장에서는 따로 사회보장 번호를 받을 필요가 없는 학생, 다시 말해 미국 학생들이나 시민권, 영주권을 소유한 외국 학생들을 고용하고 싶어한다. 그 때문에 나는 구직을 지원했다가 번번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마침 운 좋게도 교내 카페테리아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 바로 여름방학을 이용한 것이었다. 방학 중에는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일을 하므로 기존에 교내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학생이 많이 빠져나가게 된다.

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방학 때 학생들이 많이 나오지 않지만 교직원들은 평소처럼 근무하고 있고, 또 여름 계절 학기와 외국 학생들을 위한 영어 코스인 ESL반이 운영되므로 학교 내 식당 등에서 많은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적중했다.

나처럼 여름방학에 교내 일자리를 얻어 근무하게 되면, 다음 학기가 시작되어도 그 일을 계속 할 수 있다.

이때 유의할 점은 급여 수준이다. 교내 일자리라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데다 구직을 원하는 학생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급여는 무척 낮다. 한국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보다 보수를 많이 받지만 학교 밖의 다른 일자리, 예를 들면 식당의 웨이터 같은 직종에 비해서는 터무니 없이 급여가 열악하다.

그러나 한국 유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혹시 운이 좋아 한인 가게에서 더 많은 보수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경력을 이력서에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캠퍼스 일자리가 훨씬 유리하다. 학교 밖 일자리는 급여가 조금 더 낫는다는 것이 좋을 뿐, 유학생들이 졸업 후 정식으로 기업 취직자리를 구할 때 그 경력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취직해 정착하고자 한다면 캠퍼스 일자리는 합법적인 경력으로 대우해주므로 유학생들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여름방학은 그 기회이다.

문소희 통신원 (미국 뉴욕주립대 재학)

미국 식당에서 물 주문 할 땐…

식당에 가서 “물 주세요”라고 하면 대개 수돗물을 갖다준다. 그러나 고급레스토랑에 가서 물을 달라고 하면 이것저것 물어봐서 영어에 서툰 외국인들을 당황하게 한다.

그래서 광천수 (mineral water)나 병에 든 물(bottled water)을 주문하면 "still or sparkling?"이란 질문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보통 마시는 물은 still water라고 하고 약간 톡 쏘는 탄산이 섞여 있는 물은 sparkling water라고 한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천연 사이다는 sparkling water에 해당된다.

sparkling water 중 잘 알려진 상표로는 페리에(Perrier)가 있다. 칼슘이 많이 함유된 천연 발포 경수인데 사이다보다는 덜 쏘는 느낌을 준다. 딸기, 포도 등의 향이 첨가되어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칼로리는 0’ 이라고 적혀 있다. 그렇더라도 왠지 물보다는 살이 찌지 않을까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식사자리에서 가끔 물 대신 마셔보면 식욕을 돋워줄 것이다. 유럽에서 먹는 물보다는 훨씬 먹을 만하다.

그러므로 식당에 가서 물이 마시고 싶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당당하게 한 번쯤 ‘sparkling’하고 큰소리로 주문해보자. 톡 쏘는 물맛에 막힌 가슴이 톡 뚫릴지도 모를 일이다.

남수현 통신원 (미국 루이지애나 공대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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