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내 집을 사기 위해 돌아다닐 때의 일이다. 나보다 먼저 이곳에 온 선배가 ‘콘도를 구하느냐?, 아파트를 구하느냐?’고 뜬금없이 물었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다. 한국에서 콘도는 휴양지에 가서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숙박시설인데 그것이 내가 구하는 집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그런데 그의 설명을 들으니 그게 아니었다.

캐나다에서 보통 콘도라고 하면 대부분 최근에 지은 건물로 1층에 수영장이나 체력 단련 시설 등 편의시설을 갖춘 고급 공동주택 단지를 말한다. 그런 시설이 없는 주택단지는 아파트라고 보면 된다. 다시 말해 한국에 있는 아파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콘도인 셈이다.

요즘 서울 강남에 분양하는 최신 아파트도 콘도와 비슷하게 지었다고 들었지만 아직은 캐나다의 콘도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캐나다의 일부 최고급 콘도에는 골프연습장, 볼링장, 바비큐를 해먹을 수 있는 테라스까지 아래층에 갖추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콘도 가격은 25평 기준으로 토론토 다운타운 내 비싼 지역에선 4억원(원화) 정도에 팔리며 싼 지역에 가면 2억~3억원 하는 콘도도 있다고 들었다. 물론 내부 시설은 한국의 아파트보다 훨씬 낫다.

참고로 캐나다에서는 집 장만하기가 그리 힘들지는 않다. 모기지론을 잘 활용하면 초기 비용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값은 한국보다 그리 싸지 않다. 물론 시골집이야 다르겠지만 토론토에선 한국 돈으로 10억원 이상 나가는 집들이 즐비하다. 부유한 동네의 콘도는 서울의 타워팰리스보다 더 비싸다고 한다.

이민자들은 캐나다 집값이 서울보다 쌀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와보면 토론토나 밴쿠버 부촌의 집값은 서울 강남을 뺨칠 정도로 비싸다. 게다가 주택 재산세는 매년 집값의 1%를 내야 하기 때문에 10억원짜리 집을 보유하고 있으면 세금만 한 해 1,000만원에 달한다.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선 그곳에 산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애완견 때문에 체포당할라

외국인이 캐나다에 와서 살다 보면 아차차 하는 순간에 경찰에 체포될 수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중에 하나가 애완동물 관리에 관한 일이다. 특히 강아지를 집에서 기를 때는 조심해야 한다.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가 다른 때문이다.

우선, 강아지를 데리고 공원에 산책갈 때 반드시 줄을 강아지 목에 매고 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금 덩치가 큰 개 경우 줄을 매지 않았으면 그 자리에서 경찰에 체포될 수도 있다. 최근엔 강아지가 어린이를 무는 일까지 생겨 개 주인이 체포되기도 했다.

그리고 월마트 같은 할인마트 등에 쇼핑하러 강아지를 차에 태우고 간다면 반드시 함께 차에서 내려서 강아지를 데리고 가야 한다. 뜨거운 여름날 차 안에 강아지를 두고 혼자 매장에 가면 경찰이 반드시 차창을 부수고 강아지를 꺼낸다. 개 주인이 현장에서 체포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더운 날 에어컨을 틀지 않고 강아지를 차 안에 내버려 둔다면 강아지가 탈진하기 때문이라나.

위의 두 가지 사례는 한국 문화의 잣대로 보면 웃기는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모두 체포 대상이다. 일단 적발되면 경찰에 불려가 여러 가지를 조사받느라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법. 캐나다에 가면 개 관련법을 지킬 일이다.

'캐나다의 강남' 앨버타

캐나다 앨버타주의 캘거리와 주도(州都)인 애드몬튼의 집값이 최근 부쩍 많이 뛰었다. 미국의 플로리다주에선 요즘 집값이 내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여기는 딴판이다. 상승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시간이 흘러도 하락할 것 같지도 않다. 한인 교민들만 해도 토론토 등지에서 보따리를 싸서 캘거리나 애드몬튼 등의 앨버타주로 이주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토론토의 한인 교회에서는 교인들이 속속 앨버타주로 옮겨가 교회가 텅비었다는 넋두리까지 나올 지경이다.

사실 토론토나 서부의 대도시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실업자들에게 앨버타주는 오아시스나 다름 없다. 앨버타주에 무진장 매장된 검은 황금, 즉 오일샌드 때문이다. 세계 최대 오일 샌드 매장량에다 고유가 덕분에 돈이 넘치고 경기가 호황이다 보니 요즘 인력을 못 구해 토론토나 미국 신문에까지 구인 광고를 낼 정도다.

전문 인력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단순 노무직에서 식당 종업원까지 전 업종에서 인력난을 겪으니 급여가 오르는 것은 당연. 토론토나 미국의 웬만한 도시보다 월 수입이 높다. 더구나 주세도 없고, 오히려 주정부에서 돈을 주민들한테 나누어 주기도 할 정도이므로 앨버타주로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을 수 없는 일. 심지어 토론토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이주했던 인력들도 앨버타주로 컴백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 결과 예전에 내가 유학 올 때만 해도 캐나다 1루니화가 미화 대비 70센트 수준이었는데 2년이 지난 지금은 90센트로 껑충 올라갔다. 앨버타주의 임금상승률은 타 주의 2배에 가깝다.

이런 버블이 언제 꺼질지 모르겠지만 앨버타주는 무궁무진한 오일샌드 기반 위에 서 있기 때문에 단순히 거품 경기만은 아니다. 더 넓은 땅에 인구는 고작 300만 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마도 앨버타주 신화는 수십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래서 한인 교민들 사이에 앨버타주는 ‘캐나다의 강남’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김찬숙 통신원 (캐나다 애드몬튼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