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가 핫라인]

개그의 반격이 시작됐다.

2004년 방송가의 거대 세력으로 떠올랐다가 2005년 중반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진 뒤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개그가 일제히 기지개를 켜며 옛 위상 회복에 분주하다. 개그 프로그램의 터줏대감인 KBS 2TV ‘개그 콘서트’를 필두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MBC ‘개그야’ 등이 동시에 급상승 국면에 접어들며 영광 재현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개그 콘서트’는 지난 6일 20.5%(TNS미디어 집계)의 시청률로 19.9%에 그친 SBS 사극 ‘연개소문’을 제치며 1년여 만에 시간대 1위 자리를 되찾은 데 이어 13일에는 격차를 조금 더 벌렸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 또한 지난 3일 17.9%의 시청률로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해피 투게더-프렌즈’(17.8%)를 앞질렀고 10일에는 19%를 기록하며 1년반 만에 20%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존재감조차 없다시피했던 ‘개그야’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꿈(?)으로만 여겨졌던 두자릿수 시청률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개편 때면 항상 폐지 ‘1순위’로 꼽히던 천덕꾸러기였지만 이제 어언 간판 오락 프로그램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그 프로그램의 인기 급상승은 ‘난세의 영웅들’이 주도하고 있다. ‘혜성’처럼 등장한 개그맨이 인기의 불씨를 지피고 거대한 불꽃으로 키워가는 과정에서 이를 동료들에게 확산시키는 동반상승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개그 콘서트’는 올해 초 등장한 ‘고음불가’의 이수근이 난세의 영웅 역할을 하며 장동혁, 유세윤, 강유미 등 후배 개그맨들의 상승을 주도했고, ‘웃음을 찾는 사람들’은 ‘길용이’ 김재우의 맹활약 덕분에 강성범, 김주현, 양세형 등이 새롭게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개그야’의 경우도 ‘사모님’ 김미려가 제조하는 엽기적이고 엉뚱한 웃음이 다른 코너로 확산되며 기대 이상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인기 전파 현상은 2004년에 펼쳐졌던 개그 전성시대와 닮은꼴 양상이어서 지속적 상승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당시에는 ‘그때 그때 달라요’의 컬투(정찬우, 김태균)가 개그의 전반적인 인기를 주도하고 리마리오, 윤택, 김형인 등이 뒤를 받쳤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촉발한 개그의 인기는 ‘개그 콘서트’로 고스란히 이어져 ‘깜빡 홈쇼핑’의 안상태, ‘경비원’ 장동민 등의 동반 상승 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른바 코너의 ‘텐트 효과’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기 코너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를 보기 위해 프로그램을 찾은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주변 코너를 접하게 되고, 새로운 인기 코너 탄생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이수근, 김재우, 김미려 등이 프로그램이라는 텐트의 ‘폴(pole)’ 역할을 하면서 전체적인 텐트의 높이를 높이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들 난세의 영웅이 세운 텐트의 폴은 높아져 가고 있다. 새로운 폴도 합류하고 있다. 개그 프로그램이 가을 안방극장에 신흥 강호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에릭, '무적의 낙하산 요원' 됐다

인기 그룹 신화의 에릭이 SBS 수목 미니시리즈 ‘무적의 낙하산요원’(극본 이선미 김기호ㆍ 연출 이용석)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무적의 낙하산요원’은 2005년 에릭이 출연한 MBC ‘신입사원’의 속편 격인 작품. 에릭은 시리즈로 꾸며지는 ‘신입사원’에 연달아 주인공으로 나서게 됐다. 또한 에릭은 올해 초 촬영 도중 사고로 제작이 중단된 MBC ‘늑대’에서 연인으로 출연했던 한지민과 다시 연인 호흡을 맞춘다.

그러나 에릭은 이미 출연 계약을 맺은 드라마 ‘스위트 가이’와의 이중계약 여부를 놓고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날아라 슛돌이' ABU상 본선 진출

KBS 2TV 오락 프로그램 ‘해피투게더-프렌즈’와 ‘날아라 슛돌이’ 등이 2006 ABU(아시아 태평양 방송연맹)상 본선에 진출했다.

‘해피투게더-프렌즈’와 ‘날아라 슛돌이’는 각각 예능 부문과 어린이 프로그램 부문 본선 진출작으로 결정됐다. 또한 KBS 1TV 다큐멘터리 ‘마음’은 다큐멘터리 부문 본선에 진출해 수상을 노린다.

이번 예심에는 200여 편의 프로그램들이 출품됐으며 KBS는 TV부문에 출품한 3편의 프로그램이 모두 본선에 올라 지난해 ‘비타민’에 이어 2년 연속 ABU상 수상을 노리게 됐다. 수상작품은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ABU 총회에서 발표된다.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