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반월상 연골판 손상 - 무릎보호조직 손상… 관절염 예방 위해 연골판 동종이식 시술 고려

▲ 초이스정형외과 최정기 원장이 무릎 손상 수술을 하고 있다. / 임재범 기자
헬스클럽에서 몸매를 가꾸다가, 야외에서 축구 농구 인라인스케이트 등 운동을 즐기다가 뜻밖의 부상을 당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건강 관심 확산과 더불어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되면서 각종 스포츠와 레저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진 탓이다.

이런 스포츠 활동으로 인한 부상이 자주 생기는 신체 부위가 바로 무릎으로,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의 관절과 관절 사이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연골 조직. 관절에 실리는 체중과 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골고루 분산시킴으로써 연골을 보호하고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형외과 의사들에 따르면 반월상 연골판 파열 발생이 최근 들어 외과 분야의 맹장 수술만큼이나 흔해졌다.

무릎 관절은 인체 여러 관절 중에서도 가장 강한 압력과 스트레스가 집중적으로 쏠리는 곳이다. 몸무게 전체를 묵묵히 떠받치면서 하루 종일 이리저리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혹사’를 당한다. 더구나 걷거나 일어설 때는 순간적으로 가해지는 힘의 세기가 체중의 5~7배까지 늘어난다. 언제 어디서든 심각한 손상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런 손상의 위협으로부터 무릎을 보호하는 조직이 연골과 연골판이다. 부드럽고 진줏빛 나는 연골은 무릎의 위쪽 뼈(대퇴골)와 아래쪽 뼈(경골)의 표면을 각각 3~4㎜ 정도 두께로 뒤덮고 있고, 연골판이 연골을 다시 한번 감싸면서 이중의 보호대 역할을 하고 있다.

“무릎 관절은 구조가 아주 복잡할 뿐만 아니라 바깥 압력을 많이 받는 곳에 있어 외부 손상에 아주 취약합니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축구, 농구, 스키, 스노보드 등 운동 중에 발생하는 것이 흔하지만, 중년 여성의 경우 무릎을 자주 구부리는 가사 일로 반복적인 충격을 지속적으로 받아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수원 영통구에 있는 무릎 관절 전문병원인 초이스정형외과(ㆍ031-216-8275) 최정기 원장의 말이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 환자들의 대부분은 과격한 스포츠 운동을 마다하지 않는 젊은층이지만 여성들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최 원장에 따르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증상이지만 만일 제때 완벽하게 치료하지 않을 경우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무릎 손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잦아들고 후유증도 없지만, 치료를 방치하면 무릎 관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반월상 연골판의 손상에 따라 무릎 전체에 고루 분산돼야 할 체중의 압력이 한 곳으로 몰려 연골 손상이 가속화되고 연골이 닳아 끝내 관절염을 부를 수 있다”는 것.

연골판 손상에 따른 증상은 무릎이 쑤시는 통증이 대표적이다. 특히 오리걸음을 하듯 쪼그려 앉을 경우 위쪽의 허벅지 뼈가 찢어진 부분을 짓눌러 통증이 심해진다.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파열 정도와 위치, 모양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최 원장은 말한다. 그에 따르면 손상 정도가 경미할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재활운동 요법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1~2주 안정을 취하면서 1개월 정도 보존적 요법을 받으면 증상의 상당 부분이 호전된다는 것. 하지만 손상 정도가 커 보존적 요법으로 충분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라면 절제술이나 봉합술을 고려해야 한다.

“가급적 연골판을 그대로 보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손상이 심할 경우 부득이 연골판 절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때 2차적인 관절염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 원장은 “실제로 반월상 연골 절제술을 받은 20, 30대 젊은이들 중에 관절염이 발병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이럴 경우 연골판을 광범위하게 절제한 후 발병하기 쉬운 초기 및 중기의 관절염을 예방하고자 반월상 연골판 동종이식술의 시술을 고려한다”고 말한다.

반월상 연골판 동종이식술은 말 그대로 환자의 연골판과 크기가 맞는 다른 사람의 연골판을 이식하는 수술. 하지만 반월상 연골 이식술은 고난도의 수술기술을 요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학계에서도 많은 임상 경험을 가진 의사들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월상 연골판 동종이식술은 먼저 타인의 연골판을 환자의 무릎에 맞게 잘 다듬고 디자인한 뒤 연골판이 안착할 위치에 터널을 만들고, 이를 통해 연골판을 넣고 봉합하는 것이다. 이 수술법의 장점에 대해 최 원장은 “뼈와 뼈의 마찰을 줄임으로써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관절통까지 없앨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스포츠 재활병원… 이봉주·전희철 등 스타 치료

▲ 초이스정형외과 최정기 원장 / 임재범 기자

'스포츠의학 전문병원' 초이스정형외과의 최정기 원장은 지난 10여 년간 국내 굴지의 정형외과 전문병원 관절센터에 몸 담고 있으면서 3,000여 건의 관절내시경수술, 인대재건술 등을 시술한 베테랑 전문의다.

관절치료 및 스포츠 재활 전문병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 그가 개원한 초이스정형외과는 '새내기'이지만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마라토너 이봉주, 농수선수 신기성ㆍ전희철, 배구선수 이경수ㆍ홍석민, 축구선수 김영광 등 숱한 스타들이 이 병원을 거쳐갔다.

"운동 중 다친 부상을 방치하여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상태가 악화되어 젊은 나이에 돌이킬 수 없는 관절염 등으로 평생 고생할 수 있다"는 최 원장은 "적잖은 사람들이 일시적인 통증 해소를 위해 민간요법에 의존하지만 이는 자칫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경우 정상적인 관절 상태로 회복하여 다시 좋아하는 스포츠 운동으로 복귀하기가 아주 힘들어 질 것이란 사실은 자명하다.

"운동 중 당한 부상은 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가 누누이 강조하는 말이다.




송강섭 차장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