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더위에 지친 충칭 시민들이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옛 방송호에 몰려가 땀을 식히고 있다. 충칭은 8월 16일 수은주가 44.5도까지 치솟아 53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난징(南京), 우한(武漢)과 더불어 중국 ‘3대 화로(火爐)’로 불려온 충칭(重慶)이 올해를 기점으로 당당히 ‘천하제일의 화로’의 위치에 올랐다.

충칭의 8월은 신기록의 행진이었다. 8월 11일 최고기온이 42도까지 오른 충칭시는 마침내 8월 16일에는 44.5도로 기존 기록을 화끈하게 갈아치웠다. 기상대 관측이 시작된 이래 53년 만의 최고기온이다.

연일 이처럼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자 수백만 시민이 식수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산불도 빈발하고 있다. 8월 20일께 고대하던 단비가 내리고 기온도 30도 아래로 내려갔으나 8월 27일부터 다시 40도 이상의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었다.

이처럼 불볕더위의 기세가 9월 들어서도 꺾이지 않자 충칭시 시교위는 1일로 예정된 초·중·고의 개학날짜를 5일로 늦추었다. 이후에도 고온현상이 계속될 경우에는 다시 개학날짜를 미룰 방침이라고 밝혔다.

충칭은 우리나라의 대구처럼 쓰촨(四川) 분지의 중앙에 위치한 지형적 이유 때문에 전통적으로 더운 지방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유난히 덥고 또 그 기간이 길어진 데 대해 싼샤(三峽)댐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충칭시 당국은 펄쩍 뛰며 반박하고 있다.

‘3대 화로’ 여인들의 피부는 백옥 같이 희다는 말이 있다. 여름에 하도 더워 외출을 꺼리고 자연 사우나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충칭시 여인네들의 피부는 올해 유난히 더 하얘졌을 것 같다.


이재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