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라운지 레스토랑 '텔미 어바웃잇'

대부분의 식당이나 레스토랑은 식사 시간에만 붐빈다. 때를 놓쳐 점심과 저녁 사이에 식당에 들어서면 왠지 썰렁하게 느껴지기 일쑤다. 직원이 어디에 있는지 안 보이는 경우도 많고 음식을 주문하려면 엄두도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 압구정동의 ‘텔미 어바웃잇’은 다르다. 이름하여 라운지 레스토랑이기 때문이다. 아무 때나 들러 편안히 앉아 식사나 와인, 차 한잔을 맛보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실(라운지) 같은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식사 시간과 상관없이 테이블을 채운 손님들의 모습이 항상 보인다.

오랜 기간 금융업에 종사하며 뉴욕 스타일의 공간을 꿈꿔 온 주인 정태영 씨는 2004년 12월 이 레스토랑을 열었다. 항상 바쁘고 식사 시간을 제대로 맞추기도 힘든 뉴요커들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찾아 식사나 술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바로 라운지 같은 곳이다.

아직은 국내에 낯설기만 컨셉트이지만 손님들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이곳을 찾는다. 특히 유행과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주 고객층이다.

식사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만큼 가장 잘 나가는 메뉴는 브런치 세트다. 이름 그대로 아침과 점심의 사이 시간인 오전 10시~12시에 식사를 하는 이들을 위한 메뉴인데 특히 늦잠을 즐기는 주말에 인기가 높다.

브런치 세트는 코스로 이뤄진다. 식사 전에는 스파클링 와인이 나오는데 일종의 식전주 역할을 한다. 상큼한 와인으로 식욕을 돋우기 위한 것. 스크램블드 에그와 토마토 슬라이스, 베이컨 2조각, 으깬 감자 튀김, 그리고 빵과 잼이 마치 층층이 쌓여 나온다. 그리고 디저트로는 팬케이크와 큼지막한 사이즈 컵에 담겨 나오는 커피가 기다린다.

돼지안심스테이크도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는 인기 메뉴. 안심을 그릴에 구워 얼룩말처럼 줄무늬가 쳐져 있는 것이 고소할 것만 같다. 씹어 보면 살점이 부드러운데 고기를 미리 두들겨 펴서 절인 덕분이다. 보통 통겨자 소스와 곁들여 먹는다.

실내 홀과 바깥 테라스를 둘러보면 색깔이 알록달록한 것도 특이하다. 핑크 하늘색 등 밝은 색상을 주로 사용해서 더더욱 여성 취향적이다. 메뉴판 역시 보라, 노랑, 핑크 등 컬러풀하다.

저녁때면 음식보다는 술과 안주를 곁들이며 대화를 나누는 이들이 많아 점심때보다는 왁자지껄하다. 다른 메뉴들도 대부분 가볍게 씹어 먹을 수 있는 퀵 바이트(Quick Bite) 종류의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주로 차갑게 나오는 콜드 파스타나 프렌치 토스트, 샐러드, 샌드위치, 케이크 등.

메뉴 케이크 등 퀵바이트류는 8,000원부터, 스파게티는 1만6,000원부터. 와인은 잔으로도 파는데 9,000원부터.

찾아가는 길 압구정동 커피빈 3층 건물 뒷골목 4거리 (02)541-3885




글·사진=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