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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소수서원 '옛 선비 거닐던 솔숲엔 文香이…'
다리 건너면 박물관과 한옥촌… 역사의 고샅길 걷는 '시간여행'



조랑말을 타고 선비촌을 둘러보는 아이들.

영주의 풍기에서 부석사까지 이어지는 20㎞ 정도의 지방도는 일명 ‘사과 드라이브’ 코스다. 이 길은 가을이 되면 길 양쪽으로 주렁주렁 매달린 새빨간 사과들이 여행객에게 손짓을 한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사과들의 사열을 받으며 달릴 때의 즐거움은 이 길의 큰 매력이다. 그 중간에 소수서원(紹修書院)이 자리하고 있다.

현존 最古 초상화 등 유물 소장

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周世鵬, 1495-1554)이 세운 소수서원은 조선 서원의 효시이자 최초의 사액서원이 된다. 건립 당시에는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으로 불렸는데, 후에 풍기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이 서원을 공인화하고 나라에 널리 알리기 위해 국가지원을 조정에 건의하여 소수서원으로 사액되었다. ‘소수(紹修)’는 ‘이미 무너진 교학을 닦게 한다’는 뜻으로 학문 부흥에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소수서원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울창한 솔숲이 반긴다. 이 소나무들은 흔히 학자수(學者樹)라 불리는데, 이는 ‘겨울을 이겨내는 소나무처럼 인생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참선비가 되라는 의미라 한다. 솔숲에는 유생들이 공부하며 머리를 식히던 소혼대(消魂臺)라는 쉼터도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원인 순흥의 소수사원.
울창한 솔숲 오른편엔 당간지주가 눈길을 끈다. 이곳을 처음 찾은 관람객은 ‘서원에 당간지주가 다 있네?’라며 의아해하지만, 이곳이 원래 숙수사(宿水寺)라는 절터였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억불숭유 정책에 따라 불교의 힘이 축소되고 유교의 세력이 커지던 조선 시대에는 이렇듯 절터가 서원터로 바뀌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소수서원에는 고려 후기의 학자인 안향(安珦·1243∼1306)의 초상화로서 현존하는 한국의 초상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회헌 영정(국보 제111호), 조선의 문신이며 학자였던 주세붕의 상반신을 그린 주세붕영정(보물 제717호) 등 소중한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소수서원에는 장서각, 학구제, 사료관을 비롯해 탁청지라는 연못도 있어 품격 높은 전통의 숨결을 느끼며 산책할 수 있다.

그러나 예전엔 이곳에 와서 소수서원만 보고 떠나려면 왠지 허전하고 아쉬웠는데, 얼마 전 소수서원 뒤쪽에서 이어지는 죽계천 건너편에 서원과 향교 등 전통 교육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소수박물관과 영주의 전통 가옥들이 한자리에 모인 선비촌이 조성됨으로써 전통 문화를 좀더 세밀히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조선시대로 거슬러온 듯

소수사원이 원래 절터였음을 알려주는 당간지주
죽계천에 걸린 다리를 건너면 소수박물관이다. 이곳은 순흥의 귀중한 유물과 유적 2만여 점을 체계적으로 보존·전시하는 공간으로 모두 4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지난 10월 2일부터 '문중을 빛낸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문을 연 '제2회 선성 김씨 문중유물 특별기획전'은 그동안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문중에서 관리해 오던 귀중한 유물 158점을 살필 수 있는 특별 전시 공간. 코너별 주제를 스토리로 구성하고 선성 김씨 문중이 배출한 역사적 인물과 그들의 업적을 중심으로 영주의 역사성과 지역 사림으로서의 역할 수행, 그리고 학문적 업적, 후학 양성, 선비들의 교류와 풍류를 살펴봄으로써 선비의 고장 이미지를 느껴볼 수 있다.

소수서원 옆에 위치한 선비촌은 전통 가옥에서 숙박과 전통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민속마을. 1만8,000평 부지에 기와집인 만죽재 고택, 해우당 고택, 김문기 가옥, 인동 장씨 종택, 김세기 가옥, 두암 고택 등 7동과 아담한 초가인 장휘덕 가옥, 김뢰진 가옥, 김규진 가옥, 두암 고택 가람집, 이후남 가옥, 김상진 가옥 등 5동이 자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강학당, 물레방앗간, 대장간, 정자, 산신각 등 모두 40여 채의 건물이 복원되어 있는데, 전통 가옥 사이의 고샅길을 거닐다 보면 마치 조선 시대로 되돌아 간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요금은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료는 없다. 이 입장권 한 장으로 소수서원, 소수박물관, 선비촌을 모두 둘러 볼 수 있다. 관람시간 09:00~18:00. 관람하는 데 2~3시간 정도 걸린다. (054) 634-3310

▲ 여행정보

별미 순흥의 별미는 읍내리에 있는 ‘순흥전통묵집(054-634-4614)’의 묵조밥. 가마솥에 장작을 때는 전통 방식으로 메밀묵을 쑤어 상을 차린다. 깨소금, 잘게 썬 김치, 고추, 파, 무생채, 구운 김을 버무려 만든 양념을 넣고 멸치 등으로 우려낸 국물을 부은 묵사발이 나온다. 여기에 조밥을 넣고 말아 먹으면 고향의 맛이 전해져 온다. 1인분 4,000원.

숙식 선비촌(054-638-5831, www.sunbitown.com)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기와집 2인1실 2만5,000∼3만원, 4인1실 5만원. 초가집 2인1실 2만원, 4인1실 4만원. 난방은 되지만 취사는 할 수 없다. 선비촌 바로 앞의 저자거리에 식당이 여럿 있다. 국밥 한 그릇 5,000원. 순흥면 읍내리에 있는 동인모텔(054-633-9605), 순흥여관(054-633-2124) 등의 숙박시설을 이용해도 된다.

교통 △중앙고속도로 풍기 나들목(부석사 방면)→ 931번 지방도→ 8km→ 소수서원. △서울→ 영주= 동서울터미널에서 매일 38회(06:15~20:45) 운행. 3시간30분 소요, 요금 1만2,800원. 대구→ 영주= 북부터미널에서 매일 20여 회(06:30~20:20) 운행. 직통 1시간30분, 직행 2시간30분 소요. 요금 8,200원. 대전→ 영주= 동부터미널에서 매일 6회(07:10~17:40) 운행. 4시간 소요, 요금 1만8,500원. △영주→ 소수서원= 매일 17회(06:20~19:20) 운행. 직통 30분, 풍기 경유 40분 소요. 요금 일반 1,000원, 좌석 2,000원.



입력시간 : 2006/11/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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