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살면서 알아두어야 할 ‘돈 아끼기 지혜’가 하나 있다. 먹을 것 덜 먹고 입을 것 덜 사면 생활비를 줄일 수 있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유학생 입장에서 이미 의식주 비용을 다이어트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것을 아낀다는 것은 허리가 끊어질 노릇이다. 오히려 그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다. 그것도 남 보기에 구차할 것 없이 당당하게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고 자존심도 유지하면서 돈을 아낄 수 있다. 그것이 뭐냐구? 바로 우리 속담에 있는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진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불만은 돈’이다. 외국인으로 살다 보면 불평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단순히 문화의 다름에서 오는 인식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인터넷을 사용할 때, 쇼핑할 때, 업체의 불친절이나 서비스 소홀로 불만을 느낄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영어 표현이 서툴러 되레 망신을 당할까 두려워 불만을 속으로 삭히는데 그건 도리어 자신에게 손해다. 대신, 불만을 적극 활용하면 돈도 아낄 뿐만 아니라 당당하게 소비자의 권리도 찾을 수 있다. 내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어느 식당(한국인 식당은 아니다)에 갔는데 주문한 지 30분이 넘도록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 물론 바쁜 점심시간이라 늦기도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불만을 표시했더니 그는 음식이 늦게 나와서 죄송하다며 식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날 약 50달러의 식사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또 일전에는 인터넷 통신이 자꾸 끊겨 회사에 항의하고 다른 업체로 바꾸겠다고 했더니 회사측에서 미안하다며 한 달간 공짜로 쓰게 해주었다.

캐나다 업체들은 고객이 제기하는 서비스 불만에 대해 이유가 합당하면 사과와 함께 금전적 혜택을 준다. 그래서 이유 있는 불평은 하면 할수록 돈이 된다. 불만을 적극 수용하는 캐나다가 역시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정규 통신원(캐나다 토론토 거주)


▲ 취업을 위한 '인터뷰 기술'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도 지금 취업시즌이다. 경기가 예전 같지 않아 미국에서 일자리를 구한다는 건 쉽지 않다.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으면 더 바늘구멍이다. 그래도 어쩌랴. 당분간 미국에서 살 작정이라면 졸업 후 취직이라도 해야 영주권을 얻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회사가 맘에 덜 차더라도 악착같이 일자리를 구할 수밖에 없다.

취직할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은 인터뷰다. 그 이전에 첫 관문은 레주메(resume) 작성이다. 한국의 이력서와 비슷하지만 약간 차이가 있다. 이력서에는 졸업 학교와 전(前) 직장 이름이 단순히 나열되지만, 레주메에는 그 학교와 직장에서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가를 비중있게 담아야 한다.

리쿠루터를 통하든 직접 원서를 접수하든 레주메로 회사에 깊은 인상을 주었다면 다음 차례는 전화인터뷰다. 약속된 날짜의 시간에 전화로 이것저것 묻는다. 주로 인사과 직원이 걸지만, 깊이 있는 질문을 할 경우엔 담당부서 직원 한 사람이 가세해 3자 통화를 한다.

인터뷰의 목적은 대개 네 가지다.

첫째, 이 사람이 우리가 원하는 사람인가를 판단하는 것. 업무를 수행할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조직 내에서 융화를 잘할지를 묻는다.

둘째, 레주메에 적힌 것 중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확인한다. 레주메를 허위로 쓰면 안 된다. 신제품을 내가 개발했느니 하는 것보다 A라는 상품의 무엇을 기안했고 어떤 테스트를 내가 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셋째, 개인 성향이나 상황 대처 능력을 파악한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할래?” "당신의 장단점을 말해보라" "상사와 충돌할 때 어떻게 할래?" "신제품을 개발했다는데 성공 비결은 뭔가?” "왜 우리가 당신을 뽑아야 하냐?" 등등.

넷째, 신분과 월급, 배치 전환 등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 대개 "현재 신분은 뭔가? 비자 스폰서가 필요한가?" “언제부터 근무할 수 있나?” "출장을 자주 가는데 괜찮냐?" 식이다.

전화인터뷰로 많은 지원자를 스크린해 몇 명을 선택하면 2주 내 당사자에게 결과를 통보한다. 이후 항공비 등 경비를 대주고 회사로 불러 현장인터뷰(on-site interview)를 한다. 면접관들은 직접 그들과 식사하고 대화하면서 인성과 자질, 경력, 지식 등을 평가한다. 그러니 현장 인터뷰를 했다는 것만으로 일단 일자리는 절반쯤 구한 셈이다.

사실 나도 요즘 이직을 고려 중이다. 현 직장이 내 적성에 잘 맞지 않고, 또한 원하는 분야의 경력을 쌓고 싶어서다. 리쿠르터를 통해서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중인데 한 리쿠르터가 인터뷰 날짜를 정해주면서 내게 도움이 될 거라며 자료를 보내줬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 전화인터뷰 마지막에, 미리 준비한 세 가지 이상의 질문을 인터뷰를 하는 사람에게 역으로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이고 나 또한 그 회사가 나와 궁합이 맞는지를 알아야 되기 때문이란다.

면접을 자주 하면서 내가 느낀 점이 있다. 인터뷰는 하나의 기술이고 하면 할수록 는다는 사실이다. 질문의 종류는 비슷하고 모범 답안도 거의 외울 정도가 된다. 나 스스로 놀랄 정도다. 이 경지에 다다르면 전화인터뷰를 마쳤을 때 "아, 이 회사에 취직할 수 있겠구나 혹은 떨어지겠구나” 하는 감이 온다.

그러므로 면접시험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염건웅 통신원(미국 뉴저지 LM Foods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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