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달라스 한인회가 처음으로 유학생 및 일반 한인들을 대상으로 미국기업 취업세미나를 열었다. 달라스에는 현재 한인들이 10만 명 정도 살고 있다. 예전엔 한인들 대부분이 동포를 상대로 개인사업을 하였지만, 몇 년 전부터 취업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달라스에서도 IT산업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미국기업에 근무하는 한인들의 수도 점차 늘고 있는 것. 이번 취업세미나도 미국기업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한인들이 더 많은 동포들이 취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한인회의 후원을 받아 열게 됐다.

미국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취업상담 카운셀러를 파견하였다. 달라스에서 가장 많은 70여 명의 한인이 근무하는 TI(texas instruments)사에서 10여 명이 왔고 아메리칸항공, 시시코, 노키아 등 12개 업체에서 모두 33명이 카운셀러로 자원봉사했다. 스타벅스사는 현장에서 채용 면접도 실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카운셀러들은 미국 내에서 취업 요령, 효과적인 인터뷰 방법, 직장생활 성공 노하우 등을 상세하게 조언해주었다. 사실 나도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더 잘 할 수 있는지, 앞으로 직장을 옮길 경우 겪게 될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막막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것을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

내가 전공한 건축 분야에서는 취업상담자가 많지 않았지만 달라스에서 인기 있는 회사인 벡그룹 관계자가 카운셀러로 참석해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 한국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MBA를 받은 후 건축 회사에 취직한 한인도 나와 상담해 주목을 끌었다.

세미나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이 두 가지가 있었다. 우선, 미국기업들은 사람을 채용할 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활용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인적 네크워크’라는 것이었다. 공채 광고나 구직 사이트를 통해 접수하는 개인 이력서들은 보기 좋게 포장한 측면이 많아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사내 직원들이 추천하는 구직자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 구직자는 인터뷰 면접으로 직행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인터뷰를 할 때 성실한 자세로 자신감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물론 지원한 회사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조사를 해야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점은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해 회사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어렵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많은 연습을 통해 숙달해야 한다고 한다. 인터뷰는 취직할 때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엔 언제든 부닥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귀가 길에 세미나서 들은 말이 귀에 맴돌았다. 대학생들이 명심해둘 만한 말이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동기들 간의 인적 네트워크을 맺는 데 소홀하지 마세요. 공부야 말할 것도 없지만 이외에도 자원봉사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대정 통신원 (미국 달라스 거주)


● 돈 뜯는 부랑자 퇴치법

뉴욕에서 생활한 지 3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이곳 생활에 큰 불편함도 없고, 때로는 한국에서와 같은 편안함마저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간혹 나를 당혹하게 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얼마 전 타임스퀘어 길거리를 지나다 경험한 일이다.

약속시간에 늦어 바쁘게 걸어가고 있는데, 흑인 남자 한명이 의도적으로 몸을 부딪히려는 것을 느꼈다. 대낮이었고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라 나도 의식적으로 몸을 살짝 피했다. 하지만 팔에 약간의 접촉이 있는 듯했다. 무시하고 계속 발걸음을 재촉하자 뒤에서 그 남자가 부르는 게 아닌가. 나랑 부딪히면서 자기 안경을 떨어뜨렸는데, 금이 생겼다면서 내게 보여주었다. 변상을 하라는 의미였다. 순간적으로 난 두려움보다는 속으로 웃음이 났다. '이 사람이 누구를 어수룩한 관광객으로 보고 있나'. 그래서 바로 그 흑인에게 “난 네 수법 다 알고 있으니까 경찰을 부르자”고 말했다. 그랬더니, 흑인은 표정이 부드럽게 싹 변하면서 “자신은 단지 네 사과를 받고 싶었다”면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이런 방법으로 관광객들의 돈을 뜯어내는 부랑자들이 뉴욕에 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내 앞까지 나타날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그 일이 일어난 시간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대낮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인적이 드문 밤이었다면…. 아마도 난 그렇게 당당하게 대응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졌다.

유도현 통신원 (미국 뉴욕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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