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보기 드문 클래식 큰 잔치가 펼쳐진다. 한 해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주인공은 바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과 조수미. ‘천상의 목소리’로 국제 무대를 주름잡는 이들이 이번엔 국내 무대에서 황홀한 음악 세계로 안내한다.

▦ 신영옥 '러브 듀엣'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신영옥은 12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전한다.

신영옥은 10월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 빈- 베를린 앙상블 내한공연’에 참여해 공연을 가졌지만, 이번 공연은 3년 만에 여는 단독 무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5일 발표되는 새 앨범 ‘러브 듀엣’의 발매를 기념, 사랑을 주제로 한 ‘러브 듀엣’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12월의 따뜻한 무대를 꾸민다.

‘러브 듀엣’은 세계 4대 명문 교향악단으로 꼽히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프리드리히 하이더, 신예 테너 페르난도 델 라 모라가 참여한 앨범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선물을 고루 담은 것이 특징. 도니체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산들바람에게 물어보오',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오늘 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중 '나를 받아준다면' 등이 수록됐다.

공연 역시 다채롭게 준비됐다. 1부는 정통 클래식 무대로, 2부는 뮤지컬, 영화음악, 캐롤 등의 감미롭고 대중적인 프로그램으로 꾸며, 비단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 내한 독주회에는 페르난도 델 라 모라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8일 서울 독주회 이후에는 19일 부산, 29일 전주, 31일 고양에서 음악회를 열고, 새해 1월 5일 성남, 6일 대구, 12일 울산, 18일 거제도 등에서도 전국 투어 공연을 이어간다. (02) 522-9933

▦ 조수미 송년 자선 콘서트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극장 등 유럽 정상의 무대에서 활약하는 조수미는 12월 2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송년 자선 콘서트를 연다.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으로부터 ‘신이 내려준 최상의 선물, 인류의 자산’이라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영혼이 깃든 목소리로 세계 수억 인구의 귀를 사로잡아온 조수미는 1986년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이태리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조수미의 국제 무대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투어 콘서트의 마지막 공연으로 준비되었으나, 어려운 경기로 인해 더욱 힘들게 생활하는 국내 기아들을 돕고자 자선 콘서트로 새롭게 기획됐다. 조수미가 자선 콘서트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수미는 “그 어느 공연보다 따뜻한 이웃 사랑의 마음을 나의 노래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 수익금의 일부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조수미는 이번 공연에서는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라 보엠' 중 '그대의 찬 손', 영화 '접속'의 삽입곡 'Lover's Concerto',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중 'Let There Be Love' 등 오페라 아리아와 팝송 등 친숙한 레퍼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특별 손님으로는 바리톤 서정학, 테너 임정현이 무대에 초대된다. (02) 543-6402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