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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가요 프로 "아! 옛날이여"




시청자들이 가수를 보기 위해 즐겨 보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또 예능 PD들이 가장 맡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불과 1, 2년 전만 해도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가요 프로그램이었다. 가수들이 화려한 춤과 노래로 무대를 꾸미는 가요 프로그램은 제목은 바뀌었지만 비슷한 포맷으로 오랜 기간 방송되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또한 한해 가요 프로그램을 결산하는 연말 가요 시상식 프로그램은 시청자는 물론, 가수들로부터도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가수'하면 가요 프로그램보다 개인기가 난무하는 오락 프로그램이 먼저 떠오른다. 시청자들은 가수들이 그저 노래만 부르는 가요 프로그램에선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시청률도 5%를 넘기기 쉽지 않다. 시청자 외면에 가요계 역시 '시큰둥'이다.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예능 PD의 가요 프로그램 선호도도 예전 같지 않다. 오히려 '유배지'로 여기거나, '물 먹었다'고 한탄하는 PD들까지 나오고 있다. 가요 프로그램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위상과 인기, 모든 면에 있어 바닥을 알 수 없는 하향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연말 가요 시상식 프로그램에도 불참을 선언하는 가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의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연말 시상식이 외면을 사고 있는 점은 위기의 골이 깊어지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가요 프로그램이 존재의 의미조차 상실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반면 가수들이 SBS 'X맨을 찾아라', '야심만만', KBS 2TV '해피 선데이', '상상 플러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는 노래, 댄스, 모창 등의 개인기는 가요 프로그램의 천편일률적인 노래보다 훨씬 재미있다. MC몽, 김태우, 이승기, 채연, 플라이투더스카이 등 인기 가수들은 가요 프로그램보다 오락 프로그램에서 더욱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인기 급상승으로 이어지곤 한다.

이제는 연기자로 당당하게 인정 받고 있는 윤은혜의 경우 오락 프로그램에서의 활약 덕분에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당연히 음반 제작자는 소속 가수를 가요 프로그램보다 인기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려고 한다. 시청자 또한 가요 프로그램보다 오락 프로그램에서 가수를 보는 게 더욱 즐겁다. 한때 음반을 발매한 가수들이 가요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추세였지만 이제는 반대 상황까지 나오고 있다. '상상 플러스', '야심만만' 등의 프로그램은 출연을 원하는 가수들이 줄을 서 있어서 2, 3개월치 출연자 섭외가 끝나 있을 정도다.

가요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대해 순위제 폐지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순위제는 선정 과정의 문제 등으로 잡음이 많긴 했지만 시청자와 가수 및 가요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으기엔 이보다 좋은 장치가 없다는 의견이다. 그 주의 최고 인기 노래인 '뮤티즌송'이라는 장치를 도입한 '생방송 인기 가요'가 그나마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무대 또한 선호도를 낮추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가수들이 음반 발매를 앞두고 쇼케이스와 콘서트 등을 통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어 가요팬들의 눈은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하지만 TV 가요 프로그램은 한결 같은 무대로 눈높이를 전혀 맞추지 못하고 있다. 가요 프로그램이라는 기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연말 시상식 프로그램 또한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라 할 수 있다. 당장 올해는 MBC가 연말 시상식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KBS, SBS는 강행할 계획이지만 비, 세븐, 이승철, 빅마마 등 인기 가수들의 불참 선언이 이어지고 있어 반쪽짜리 행사로 끝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KBS 예능팀의 한 PD는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이 다시 호응을 얻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지만 제작비와 관행 등의 한계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요즘 가요 프로그램은 민원 해결 프로그램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한탄했다.





입력시간 : 2006/12/12 14:09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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