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강호성 편저

한평생 옷 한 벌과 이불 하나로 지냈던 신흠, 한 밥상에 두 고기 반찬을 올리지 못하게 했던 민성휘, 태평성대를 꽃 피운 황희, 영원한 명장으로 남기를 원했던 최윤덕, 인삼으로 한 시대를 평정한 임상옥, 망치 하나로 거부가 된 최창학 등…. 조선 왕조가 500년이라는 긴 역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위기 때마다 성군이 나오기도 했겠지만 꼿꼿한 선비와 뛰어난 명신, 나라 경제를 먹여살린 거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선을 움직인 위대한 인물들' 시리즈로 이번에 동시에 출간된 3권은 각 분야에서 많은 유산을 남긴 선인들의 삶과 정신을 새롭게 조명했다. 제1권 <조선의 선비>는 청빈함으로 일관했던 청백리들의 에피소드를 묶었고, 제2권 <조선의 정승>은 백성을 받들고 국왕을 보필한 재상들의 강직했던 삶을 보여주고, 제3권 <조선의 부자>는 상업 멸시를 딛고 부를 일군 거상들의 성공담을 담고 있다. 비리가 끊이지 않고, 인물이 부재한 우리 시대에 일독할 만하다. 스타북스 발행. 각권 1만5,000원.

▲ 조선통신사, 일본과 통하다 / 손승철 지음

독도 영유권 문제와 역사 교과서 왜곡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요즘. 그러나 양국 관계의 긴장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은 다른 한편으로 그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 책은 '통신(通信)'이라는 키워드로 지난 500년간의 한·일 관계를 되짚어 본다. 조선 초 잦은 왜구의 약탈로 골머리를 앓던 조선과 일본은 통신사 왕래를 비롯한 통교규정을 맺고 왜인들이 조선의 남포에 와서 무역을 하도록 하는 교린관계를 맺었다. 이후 1872년 일본의 메이지정부가 부산 왜관을 무력으로 점령하기까지 400여 년에 걸쳐 양국을 오갔던 조선통신사는 외교와 무역은 물론 문화교류에도 앞장섰다. 조선통신사로는 당대 최고의 문인들이 선발됐으며 그들은 조선 문화를 중국 문화와 동등하다고 보았던 일본인들에게 열렬한 환대를 받으며 한류로 양국의 평화를 이끌었다. 저자는 통신사를 통해 한·일 양국의 갈등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먼저 믿음(信)으로 통하는(通) 마음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아시아 발행. 1만2,000원.

▲ 국수와 빵의 문화사 / 오카다 데쓰 지음 / 이윤정 옮김

친구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콩파뇽(Compagnon)은 '빵을 함께 나누는 사이'라는 뜻이다. 빵과 국수 등 다채로운 음식의 재료인 밀은 쌀, 옥수수와 더불어 세계 3대 곡물 중 하나로 전 인류를 먹여 살리고 있다.

7,000년 전 인류가 최초로 재배에 성공한 식물이 밀이 아니었다면, 밀가루를 생산하는 다단식 제분방식을 고안하지 못했다면, 밀가루가 부풀면서 결합하는 글루텐 기능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현재 60억을 헤아리는 인류의 번영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밀을 채취 과정부터 특징,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전 세계의 밀가루 음식들에 이르기까지 식문화사의 관점으로 살펴보고 있다. 뿌리와이파리 발행.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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