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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이 본 지구촌] 부지런하고 검소한 재미 중국인 外


세계 어느 곳을 가든 만날 수 있는 게 중국인이다. 세계 인구 65억 명 중 중국인이 13억 명을 넘으니 가히 인간의 5명 중 1명을 차지할 만큼 곳곳에 넓게 퍼져 살고 있다. 미국에서도 중국인들이 적지 않은데, 특히 샌프란시스코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은 미국 내에서 두 번째로 크고 시내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다.

그 때문인지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동안 만나는 중국인 수를 세어보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이다. 관공서나 상점에 가든 중국인이 꼭 있다. 하다 못해 운전면허 시험을 보더라도 감독관 3명 중 1명은 중국인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중국어는 크게 두 종류인 것 같다. 물론 지방의 방언까지 포함하면 대략 80개가 넘는다. 대표적인 두 종류는 베이징어라고 해서 표준어로 쓰는 ‘만다린어’와 광둥(廣東)어라고 불리는 ‘켄터니즈’가 있다. 만다린어는 주로 중국 대륙 전체와 대만 등지에서 쓰고 켄터니즈는 홍콩, 싱가포르, 광둥 지방에서 많이 사용한다. 이곳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켄터니즈를 사용하는 중국인이 더 많다.

간혹 버스를 타서 중국인 아줌마나 할머니들끼리 켄터니즈로 대화하는 말을 들으며 귀가 따가울 정도이다. 가끔은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가 오히려 등줄기에 식은 땀을 흘릴 때도 있었다.

켄터니즈를 구사하는 중국인 중 이민온 지 10년이 넘은 사람들은 대부분 홍콩 출신이라고 한다. 홍콩이 중국에 합병될 때 이민왔으며 이들은 중국 대륙 출신보다 숫자가 많다.

만다린어를 쓰는 중국인들 중엔 대만 출신이 다수다.

하지만 사용하는 언어를 떠나 중국인들은 대부분 부지런하다. 새벽부터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만큼 잘 살고 있다. 검소해서 물건을 낭비하는 일도 거의 없다. 그래서 미국에 중국인들이 그토록 많이 살고 있어도 대개 여유있게 사는 것 같다.

오늘도 우리 한국인들은 미국에서 중국인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박지영 통신원(미국 샌프란시스코 거주)




● 일본 버스운전사들 '느림의 삶'

예전에 유학생 시절에는 일본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고보니 출퇴근 때 버스나 전철을 타면서 하루 3시간을 소비한다. 초기엔 영어책도 보고 PDA로 소설을 읽으면서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흔들리는 버스에서 책을 보고 있자니 속이 울렁거리고, PDA의 깨알 같은 문자를 읽는 것마저 눈이 아파 요즘은 숫제 그냥 차창 밖으로 사람이나 바다를 구경하곤 한다. 평소엔 그냥 무심코 지나갔던 길들도 요즘 유심히 살펴보니 뭔가 달라보인다.

버스 운전사와 지하철 기관사. 둘 다 사회에서 대접받는 직업은 아닐 터. 게다가 온종일 운전대를 잡는 그들은 육체적으로 피곤하거니와 안전 운행에 신경쓰느라 정신적으로도 여간 힘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승진할 기회가 많은 직업도 아니다. 아무리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은 세대에 선뜻 내키는 직종이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여기에서 직업과 관련해 다른 면을 봤다. 매일 왕복 2시간씩 버스를 탈 때마다 운전사는 계속 뭔가를 중얼거렸다. 처음에 나는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느라 뭔 내용인지를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중에 이어폰을 떼고 귀를 기울이니 그게 아니었다.

버스가 급커브를 지나갈 때는 “급커브 하니 손잡이를 꼭 붙잡으세요”, 정류장에 설 때는 “곧 멈춥니다. 버스가 완전히 정차할 때까지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승객이 내릴 때는 “아, 네~ 감사합니다” 등. 운전사는 거의 쉴 새 없이 목 밑에 달려 있는 마이크에 대고 떠드는 것이었다.

버스 운전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승객들도 한국과 달리 정말로 느긋하게 살아간다. 승객들은 버스가 완전히 멈춘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운전사 앞으로 가서 잔돈을 교환하고 동전을 세어 요금을 낸다. 노인들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날 때도 아주 느리다. 그래도 운전사는 천천히 나오시라고 하며 아주 여유만만하게 기다려준다.

빨리빨리 문화에 길들여진 나는 회사에 지각할까봐 속이 답답했지만, 노인들을 배려하는 운전사의 따뜻한 마음씨가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었다.

도쿄의 운전사도 그렇게 사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사는 가나가와현의 버스 운전사들은 대부분 느긋하고 친절하다. 여유롭게 사는 그들이 가끔 너무 부럽다.

남에게 크게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 있기에 일본은 경제대국이 되지 않았을까.

박신영 통신원(일본 츠쿠바 대학 재학)



입력시간 : 2006/12/26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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