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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가요 프로 "공중파 쯤이야"
10·20대 차별화 성공… 가수들 공중파TV대신 케이블 무대 몰려



지난 11월 25일 열린 Met KM뮤직 페스티벌 무대에서 출연가수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케이블TV가 가요 음악 프로그램의 최고 매체로 부상하고 있다.

케이블TV가 가요와 음악 분야에서 공중파TV인 KBS, MBC, SBS를 앞질렀다는 지적이 솔솔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앞으로 뮤직 프로그램에서만은 케이블TV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우뚝 설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 것.

음악 프로그램 부문에서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대결 양상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시기는 연말이다. 한 해 음악 시장을 결산하는 시상식 자리가 양측의 격돌 무대가 된다. 즉 인기 가수나 유명 스타가 어느 방송국의 시상식에 참석하느냐는 것만으로 매체의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케이블TV 가요 프로그램이 공중파TV를 앞지르기 시작했다는 징후는 지난해 처음 뚜렷하게 드러났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연말 가요 시상식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열렸는데 유명 가수들이 공중파TV가 아닌 케이블TV방송국 무대에 나타났던 것이다. 이런 결과는 종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던 일. 하지만 이런 광경이 벌어진 현실에 방송 관계자들도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일부 가수는 한 공중파TV채널의 시상식에서 가장 큰 상인 대상 수상자로 지명이 됐음에도 그 가수와 기획사 일행은 케이블TV를 선택해 더더욱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1차 우세승을 거둔 케이블TV의 위력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MBC에 이어 KBS까지 올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을 아예 갖지 않기로 한 것.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방송가 일부에서는 ‘공중파TV가 케이블TV와의 시상식 맞대결에서 또다시 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SBS만이 12월말 올해 가요대상 시상식 개최를 결정한 정도다.

이에 반해 케이블TV 음악프로그램의 선두주자인 Mnet은 최근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을 성대하게 치렀다. 지난 11월 25일 열린 Mnet KM뮤직 페스티벌에 최고 인기 스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이루었다. 일단 시상식 개최 사실만으로도 케이블TV는 공중파TV에 또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케이블TV가 음악 프로그램에서 이처럼 위세를 떨치게 된 이유는 다양하게 거론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음악 시장을 이끄는 소비층이자 트렌드 리더인 10대와 20대가 케이블TV로 옮겨가고 있다. Mnet의 박경수 홍보팀장은 “이들은 음악을 듣기 위해 공중파보다는 24시간 ‘틀기만 하면’ 음악이 흘러 나오는 케이블TV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케이블TV가 이처럼 프로그램의 시청자 타깃이 명확한 데 비해 공중파TV는 여러 연령층으로 분산돼 있다는 것도 대비되는 부분이다.

가수나 기획사 입장에서도 케이블TV가 더 유리한 면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TV에 출연할 기회가 케이블TV가 더 많아서다. SG워너비 소속사인 GM기획의 김광수 대표는 “뮤직 비디오를 찍느라 비싼 돈을 들이고 힘들게 작업을 벌였는데 방영될 기회가 케이블TV에 더 많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가수가 가진 자질과 실력, 음악성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케이블TV에 열려 있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가요 프로그램 시청률 조사에서도 케이블TV가 공중파TV에 앞선 것으로 나타날까? 그렇지는 않다. 아직까지는 당연히 공중파TV가 앞서 있다. 공중파TV의 위력이 케이블TV에 비교될 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 중에는 시청률 조사 수치를 근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보통 가요 프로그램 경우 공중파TV 시청률은 4~5%대, 두자릿수로 나오기도 한다. 이에 비해 케이블TV 가요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고작 2~3% 한자리 수준. 절대적으로 열세다.

하지만 수치로 드러나는 시청률에는 수치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시청률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고 방송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진경 홍보팀장은 이에 대해 “케이블TV 음악프로그램 시청자들은 뚜렷한 목적과 취향을 가진 시청자들인 데 비해 공중파TV 시청자들은 ‘그냥 TV를 틀면 나오니까 보는’ 일반인들이 많다”는 것을 차별요소로 지적한다.

또 케이블TV가 재방과 3방, 4방 등 여러 번 반복해 뮤직 비디오를 틀어준다는 점도 유리하다. 한미현 MTV 마케팅 담당은 “방송 분량이 누적되는 시청률을 따지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청률이 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공중파TV의 가요 프로그램이 위축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도 상대적으로 케이블TV의 약진을 방증한다.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이어 편성에서도 밀리게 되니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가수들과 기획사 사이에서 또한 “공중파TV는 일부러 출연하기 위해 애를 쓰기보다는 인기가 올라 가면 자연스레 출연섭외가 들어오는 곳”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처럼 방송 빈도가 많고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은 케이블TV와 기획사, 가수들과의 친밀한 관계로까지 발전한다.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공중파 TV는 어쩌다 한번 출연하는 것이지만 케이블TV는 자주 출연하게 되고 수시로 만나게 되기 때문에 당연히 우선 순위가 케이블TV로 기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는다.

특히 케이블TV 가요프로그램이 음반 판매와 직결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가수와 기획사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Mnet은 음원과 음반판매 전문 계열회사를 설립, 홈페이지에서 음원 등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수요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이 케이블TV를 시청하면서 맘에 드는 음반과 음원을 바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가수들에게 인기와 더불어 실익을 준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받고 있다. 공중파가 갖지 못한 이점이다.

CJ미디어 이지형 홍보팀장은 “아무리 많은 사람이 본다 하더라도 특정 장르에 애정과 열의를 가진 마니아층이 존재하는 케이블TV의 위력은 날로 위력을 더 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음악이나 영화, 골프, 게임, 바둑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런 추세는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6/12/26 13:53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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