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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의 명품, 황금빛깔 '감 와인'
터널서 숙성해 세계 유일 생산… 감 이용한 천연 염색공방도 장관



와인터널


“국화꽃 져 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 들에 서 보라. 고향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김재호 시인의 ‘고향의 노래’ 정취가 눈 앞에서 오롯이 재현된다. 경상북도 최남단에 위치한 청도에 발을 디디면 ‘맑은 길이 있는 고장’이란 이름처럼, 때묻지 않은 청정 지역의 전원 풍경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면적(696.95㎢)은 서울특별시와 비슷하게 드넓지만, 인구는 서울의 200분의 1(4만8,043명)에도 못 미치는, 그래서 한적하면서도 조금은 쓸쓸한 기운마저 감도는 곳이다.

이렇게 조용한 고장 청도가 최근 반가운 손님맞이로 활기를 띠고 있다. 그간 소싸움의 고장으로만 알려져 있던 청도가 ‘테마 관광 명소’로 재평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지역 특산물인 ‘감’이 재발견의 씨앗이 됐다. 달콤ㆍ향긋한 감의 향취와 오렌지빛 색채의 향연이 여행객들의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청도의 명소 두 곳을 찾아가봤다.

음이온 방출돼 숙성에 안성맞춤
▦ 와인 터널

대한제국 말기인 1898년에 완공된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터널. 1930년대 인근의 경부선이 마을 아래로 이설되면서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터널에서 최근 와인의 향기가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폐터널이 와인저장고로 변신한 ‘와인 터널’이다.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청도 특산품인 감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봄, 음악이 흐르는 까페로도 문을 열었다.

감 와인은 황금색 빛깔과 산뜻한 끝 맛이 일품. 특히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터널에서 마시는 감 와인의 경험은 단순한 미각 여행 이상의 뜻깊은 경험을 선물한다. 소중한 추억이 더해지면서 지역 명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말에는 와인 터널을 찾는 사람이 하루 500여 명을 넘어선다.

하상오 청도와인 대표는 “와인 병에 서로의 이름과 사연을 적어서 남겨두는 연인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하 대표가 청도 반시로 만든 감 와인을 세상에 내놓은 것은 2003년. 6년간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개발했다. 폐터널도 1년 여의 수소문 끝에 발굴했다. 입구에 풀이 무성해 청도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하던 터널이었다.

무려 1.2km에 달하는 와인 터널은 그 자체가 거대한 와인 셀러. 한여름에도 기온이 15~16도에 머물러 서늘한 느낌을 준다. 냉방기를 따로 가동할 필요가 없는 셈. 게다가 터널 내부에서 다량의 음이온이 방출돼 와인 숙성의 천혜의 조건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에 이어 2월 출시되는 아이스 와인까지 세 가지의 와인 맛을 즐길 수 있다. 2005년 11월 부산 APEC 정상회의 만찬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고, 지난해 3월에는 100억원 미국 수출 물량을 따냈다.

하 대표는 “감 와인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며 “아이스 와인으로 품질을 업그레이드해 명품 와인의 명성을 높여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054) 371-1100

가족과 함께 염색 체험도 가능
▦ 감물 염색

감염색 천으로 만들어지 베개
마당을 가득 채운 빨랫줄에 널려 있는 감물 천의 펄럭임은 청도 지역의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다. 색이 곱고 즙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청도의 감은 염색 재료로도 가치가 높다. 그래서 청도 지역엔 감을 이용한 천연 염색 공방이 30여 곳이나 들어섰다. 이에 따른 농외 소득이 연간 25억원을 웃돈다.

11년 전부터 직접 개발한 감물 염색 기법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꼭두서니’ 공방에 가면 옷과 가방, 스카프, 침구 등 각종 생활용구를 만날 수 있다. 이 중 카페트와 옷 등이 특히 인기다. 청도의 감물 염색 제품은 카페트의 경우 40만~50만원선, 의류는 70만~80만원에 달해, 제주도의 감물 염색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김종백 대표는 “제주도의 경우 감물 염색은 한 면에만 이뤄지지만, 청도는 양면 모두에 서너 배의 시간을 들여 반복적으로 고운 색을 입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고급제품으로 인정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장을 따로 마련하여 아이들이 직접 감물 염색을 비롯한 천연 염색을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감물 염색 체험을 원하는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방을 찾아오면 된다. 감물 염색 체험 비용은 5,000원에서 1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 한번 배우면 집에서도 혼자 염색을 할 수 있어 실속이 있다.

김 대표는 “감물 염색 재현을 시작한 10년 전에는 사람들이 감물 제품을 선사하려도 해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을 정도로 인식이 낮았지만, 최근에는 감물이 아토피 피부염의 가려움 완화 등에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054) 371-6135



입력시간 : 2007/01/25 13:55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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