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요정' 낚을까 소발구·개썰매 탈까 설경 속 눈싸움할까

인제 빙어축제가 열리는 소양호 상류.
겨울이 제법 깊어졌지만 예년보다 춥지 않은 날씨 때문에 겨울답지 않은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 깊은 산골은 겨울 분위기가 제법 풍긴다. 겨울의 한중간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강원도 축제 3개를 소개한다.

▲ 얼음 벌판서 빙어 낚아
인제빙어축제

소양호는 매년 겨울이 되면 300만 평의 광활한 얼음 벌판으로 변한다. 특히 상류 지역은 겨울마다 ‘호수의 요정’이라는 애칭을 지닌 빙어(氷魚)가 떼로 몰려들어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빙어낚시에 필요한 견짓대와 미끼인 구더기 등은 남면 소재지나 선착장 부근에서 구입하면 된다. 5,000원 정도면 미끼로 쓰이는 구더기까지 구입이 가능하다.

소양호 겨울바람은 매우 매섭다. 따뜻한 방한화를 신고 두꺼운 외투를 껴입어야 한다. 두툼한 장갑도 꼭 갖춰야 한다. 자리잡은 지 20~30분이 지났는 데도 입질이 없을 때는 자리를 옮기는 게 좋다. 빙어는 떼를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리만 좋다면 한 번에 서너 마리도 손쉽게 건져 올릴 수 있다.

빙어축제는 1월 26일(금)부터 2월 4일(일)까지 10일간 신남선착장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중에는 ‘천혜의 자연이 만들어준 테마파크(Natural Theme Park)’를 주제로 온 가족이 얼음과 눈 위에서 웃고 즐기며 겨울놀이에 흠뻑 취할 수 있는 4개의 놀이공간이 펼쳐진다. 아마 이런 행사에 기웃거리며 웃고 떠들고 즐기다 보면 살을 에는 듯한 추위도 저만치 물러날 것이다. 소양호 현지 상황은 인제빙어축제 홈페이지(www.injefestival.net)나 인제빙어축제추진위원회(033-460-2170, 2082)에 문의.

여행정보

숙식 선착장 입구의 강촌식당(033-461-7919), 소양호식당(033-461-6352) 등에서 빙어회나 빙어튀김을 싸게 맛볼 수 있다. 빙어회, 빙어무침 한 접시에 1만원. 식당들은 대부분 민박을 겸한다.

교통 서울→ 6번 국도→ 양평→ 44번 국도→ 홍천(인제 방면)→ 남면 소재지→ 5km→ 신남 선착장(빙어축제 행사장). 수도권에서 2시간30분 소요.

▲ 황병산 사냥놀이 재연
평창 대관령눈꽃축제

황병산 사냥놀이를 재현하고 잇는 횡계 주민들.
평창 횡계에서 열리는 대관령 눈꽃축제는 1월 31일(수)부터 2월 6일(화)까지 7일간 만설제를 시작으로 눈사람만들기대회 눈꽃백일장 등을 펼친다. 겨울 전통놀이인 팽이치기, 얼음썰매, 설피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조랑말과 개썰매를 타보는 체험도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이벤트. 상의를 벗고 달리는 국제알몸마라톤대회는 이색 볼거리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는 단연 소발구·인발구 타기다. 눈 많은 산간마을에서 땔감 등 무거운 물건을 나를 때 소를 이용해 끌게 하는 소발구는 30대 후반 이상이라면 누구나 기억해 낼 소달구지와 비슷하다. 아빠가 직접 끌어주는 인발구도 아주 인기가 있다. ‘황병산 사냥놀이’는 30~40년 전 횡계 주민들이 한겨울에 황병산에 올라 창으로 멧돼지를 잡던 장면을 재연한 민속행사다. 눈꽃축제 홈페이지(www.snowfestival.net) 참조.

여행정보

숙식 황태 요리는 황태국, 황태찜, 황태전골, 황태구이 등 종류가 다양하다. 횡계에 황태회관(033-335-5795) 등 식당이 많다. 황태국 5,000원, 황태구이 8,000원, 황태구이정식 1만2,000원. 횡계에 숙박시설이 많다.

교통 영동고속도로 횡계 나들목→ 456번 지방도→ 도암면 소재지→ 용평리조트 방면 2km→ 용평돔경기장(눈꽃축제장). 수도권에서 2시간30분 소요.

▲ 주목에 핀 설화 눈부셔
태백산 눈축제

태백산 눈 축제장 야경.
‘민족의 영산’으로 사랑 받는 태백산(太白山·1,567m)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의 고사목과 어우러진 눈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산이다.

풍성한 겨울축제를 대표하는 태백산 눈축제는 올해 ‘눈/사랑 그리고 환희’라는 주제로 1월 26일(금)부터 2월 4일(일)까지 10일간 열린다. 메인 행사장은 태백산 도립공원 일원이고, 보조 행사장은 황지연못, 장성, 태백역 일원이다.

눈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서 섬세하고 웅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눈조각전시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얼빈 눈조각가 초청 전시회, 국내 눈조각 경연대회 등으로 꾸며진다.

광장 진입로에선 세계의 눈사람, 대형벽화그리기, 삐에로요술풍선, 타로 신년운수, 디카폰카 즉석인화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눈길을 끄는 행사는 3000명이 눈싸움에 도전하는 ‘기네스 눈싸움’. 관광객들의 참여가 필수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태백 시내에 위치한 낙동강 발원지 황지(黃池)에서는 황부자집 전설을 표현한 얼음조각전시회, 어린이 미끄럼틀, 신년 풍선날리기 등이 열린다. 또 태백종합경기장에서는 전국 알몸마라톤 대회가 개최되는 등 이색적인 부대 행사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된다. 마지막날인 2월4일(일)엔 천제단 일대의 설화 핀 주목 군락과 백두대간의 설경을 즐길 수 있는 등산대회도 열린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033-550-2081, 2828)나 태백산관리사무소(033-553-5647) 등에 문의.

여행정보

숙식 태백 시내에 숙박시설이 많다. 정원(033-553-6444)과 태성실비식당(033-552-5287)은 한우 생고기 전문점. 생등심과 육회 모두 1인분 2만원 내외. 상장동의 너와집(033-553-4669)은 한정식이 유명하다. 옥수수를 넣고 끓인 강냉이죽도 나온다. 너와 정식 1만5,000원.

교통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나들목→ 38번 국도→ 제천→ 송학→ 영월→ 석항리 삼거리(우회전)→ 31번 국도→ 11km→ 중동면→ 30km→ 화방재→ 8km→ 태백산 당골광장. 수도권에서 4시간 소요.




글·사진/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