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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 여행] 원조 '북창동 순두부'
생물 해물과 어우러진 깊고 진한 맛



북창동순두부의 섞어순두부

서울 마포에 자리한 북창동 순두부. 가끔 항의 전화를 받곤 한다. “상호는 같은데 순두부 맛이 왜 다르죠?” 한때는 이런 전화가 빗발쳤다.

‘북창동 순두부’는 재미동포인 이희숙 씨가 미국 LA에서 시작해 유명해진 순두부 전문점의 브랜드명이다. 다양한 종류의 순두부를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의 입맛에 맞게 조리해 내면서도 순두부 본연의 맛을 잘 살린 것으로도 명성이 나 있다.

그런데 왜 항의 전화에 시달릴까? 한마디로 이곳이 서울은 물론, 국내에서 유일한 미국의 그 북창동 순두부집이기 때문이다. ‘북창동 순두부’가 뜨면서 비슷한 이름의 집들이 많아진 탓이기도 하다.

또 북창동이라는 일반적인 지명은 특허청에 상호등록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다 같은 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의 이름에 걸친 여러 순두부 맛에 손님들은 혼란을 겪는 것이다.

그럼 원조 북창동 순두부 맛은 어떤 것일까? 순두부와 해물, 육수와 다대기, 그리고 쌀까지···. 생각보다 순두부 맛을 결정짓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이 집은 통순두부를 재료로 쓴다. 순두부로 처음 만든 상태에서 그대로 가져오는 것인데 입자가 굵고 실해 보인다. 시중에서 비닐 봉지에 담아 팔곤 하는 순두부가 곱고 부드러워 보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공장에 별도로 직접 주문 제작해 가져 올 수 밖에 없다. 조개나 새우 등 해물 또한 생물만을 고집한다. 냉동 해물을 쓰면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뚝배기에 담겨 끓는 채로 식탁에 놓여지는 순두부 국물 한 숟갈을 떠서 먹어 보면 진하고 깊은 맛이 우러난다. 한우 소고기에서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가 진국임을 자랑한다.

간혹 다른 순두부집에서 순두부와 육수가 따로 노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서는 순두부에 육수 맛 또한 잘 배어 있다. 두부 맛보다 소고기 육수 맛이 더 강한 듯하지만 콩의 구수함과 소고기 국물이 잘 조화를 이룬다.

아 참! 날 계란 하나를 넣는 것을 잊어 버리면 안 된다. 넣기 전과 차이라면 계란을 풀어 놓으면 더 구수해진다. 순두부 국물 맛에 또 하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다대기다. 육수를 붉은 색으로 변하게 만들어 매울 것만 같다. 하지만 실제 맛은 맵다기보다는 얼큰함에 가깝다. 고춧가루 등을 풀어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드는데 비법은 결코 공개할 수 없다고.

순두부 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뽑으라면 두부를 찍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맛을 안다는 이들은 밥 맛을 꼽는다. 이 집은 유명 쌀 산지의 최고급 쌀만을 구매한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쉽게 사지 않는 등급이라 물론 비싸다. 그것도 가마솥에 지어 나온다. 주방에선 20여 개의 가마솥이 항상 끓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밥알은 동글동글 탱탱하기만 하다. 표면에는 윤기가 흐른다. 먹다 보면 밥 맛에 취하는 이들도 있다고. 물론 더 달라면 더 준다. 그리고 솥에서 긁어낸 누룽지에 물을 넣고 다시 끓여낸 눌은밥까지···. 뜨끈하면서도 구수한 숭늉에 배는 부르기만 하다. 이때만큼은 이 집 전매특허 반찬인 오징어 젓갈에 절로 손이 간다. 포장도 해주는데 절대 끓이지 않은 채로 내주지 않는다. 재료 비법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메뉴 순두부는 단 4가지로 모두 6,000원. 해물과 고기를 섞은 섞은 순두부가 가장 인기. 김순두부에는 해물과 고기가 빠지고 대신 버섯과 김이 들어간다. 해물순두부에는 새우와 조개, 굴이 들어 있고 만두순두부에는 새우가 빠지고 소를 실하게 채운 만두가 대신한다. A등급만을 쓰는 차돌백이와 돼지고기도 저녁 때는 인기 높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5호선 마포역 3번출구 홀리데이인서울호텔 뒷골목 (02)716-9897



입력시간 : 2007/02/28 16:55




글·사진=박원식 차장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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