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안기부 X파일을 열었더니', '조선의 생화학무기 똥의 위력'···. 글의 소재가 말해주듯 저자는 현대적 상상력의 날개로 달고 과거의 역사 무대를 날아다닌다.

쉬운 대화체로 엮어나가 형해화한 사실(史實)에 '재미'라는 살을 덧붙인다. 자못 말의 유희가 선을 넘어 역사를 희화화시키기도 하지만 그것은 '엽기'라는 코드를 사용했기에 당연히 치러야 할 값일는지 모른다. 때문에 저자는 곳곳에 역사 정보를 담아 이를 보완했다. 이성주 지음. 추수밭 발행. 1만1,000원.

▲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

오랜만에 노동과 삶의 현장에서 길어낸 시집을 만난다. 용접공 출신의 시인이 4년의 시간을 공들여 펴낸 두 번째 시집은 예의 '예술'과 '노동'을 생생한 리얼리티로 용접한다.

그렇다고 계급성, 당파성에만 함몰되지는 않는다. 노동은 그에게 인류 구원의 행위로서 내면화를 통한 자기갱신으로 확장된다. 시인은 궁극적으로 '자연처럼 일할 수' 있는 세계를 꿈꾼다. 언어의 조탁과 이미지 형상화가 더욱 물올랐다. 최종천 지음. 창비 발행. 6,000원.

▲ 황금물고기

황시내가 누구더라. 하지만 소설가 황순원의 장손녀요, 시인 황동규의 장녀라고 하면 '아하, 그래?'라고 호기심을 발동할 것이다. 그렇다. 저자는 이 산문집으로 문단의 명문가를 이어가는 3대(代) 문인의 탄생을 신고한다.

섬세한 감성을 드러내는 에세이스트로. 추억을 꺼집어내 애잔함과 정갈함으로 요리한 글솜씨는 '역시 피는 못 속인다'를 실감케 한다. 음악인 출신의 저자가 아름다운 삽화를 직접 그렸다고 하니 다양한 재능이 더욱 놀랍다. 황시내 지음. Human & Books 발행. 9,500원.

▲ 세븐일레븐의 상식파괴 경영학

가격이 결코 싸지 않은 편의점이 불황에 고전하기는커녕 계속 성장하고 있다. 비법이 뭐길래···. 세계 최초, 최대의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경영철학은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고객을 위해서'라는 뻔한 도식에서 벗어나 늘 상식을 파괴하고 남이 하지 않은 실험을 시도한다는 것. 하나의 예로 저자는 '덥지 않은 여름에는 따뜻한 어묵을 판다'를 든다. 결국 핵심 키워드는 '미래를 예측하지 말고 창조하라'는 것이다. 가쓰미 아키라 지음, 이정환 옮김. 더난출판 발행.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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