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이마스 지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말했다. “심각합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5~6년 후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을 겁니다.” 지금부터 미래를 대비하자는 말이다.

우리들 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언제든지 자신의 삶에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구조조정의 칼날이 하나의 예다. 마케팅 전략 컨설팅사 대표인 저자는 3년 뒤를 내다보고 시장의 트렌드를 예측한다.

가족 구성의 변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후 미래의 트렌드를 크게 웰루킹, 가족, 웰빙, 소비 등 4가지 코드와 기타 코드로 나눠 20가지를 제시한다.

스타일을 마시는 ‘와인 트렌드’, 자기계발에 눈뜬 아줌마들을 겨냥한 ‘줌마렐라 트렌드’ 등…. 시대에 낙오되지 않으려면 그러한 트렌드를 빨리 선점하라고 설파한다. 미래의 일을 어떻게 아냐고? “미래의 싹은 지금 곳곳에서 땅 위로 올라오고 있지만, 다만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할 뿐이다.” 저자의 충고다. 한스미디어 발행. 1만3,000원.

▲ 의식 각성의 현장/ 조동일 지음

“의식 각성의 소중한 유산을 물려받는 후손이고자 한다. 책에 묻혀 있지 않고 살아 있는 증거를 찾아 나선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민초들의 삶 저변까지 뒤진다. 통설을 거부하는 이해와 평가로 발상의 전환을 이룩한다.” 단 네 문장으로 이루어진 저자의 서문부터 독창적이다.

현학의 군더더기를 모두 다 버렸다. 한마디로 ‘한국인다움’의 요체를 ‘현장’에서 찾겠다는 소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3년 전 정년 퇴임한 노학자는 그래서 원효가 깨달음을 얻은 오어사, 김종직과 조식이 찾은 지리산, 오광대 전승의 현장 고성 등 한국 문화와 정신을 살찌운 ‘사상의 거처’ 30여 곳을 직접 답사한다.

그곳에는 피상적인 문화론적 접근을 극복할 수 있는 한국인·한국문화론의 ‘살아 있는 증거’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현장을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인물과 민초들의 삶, 일화, 전설 등을 씨줄로 엮어 문화유산 ‘다시 생각하기’를 시도한다. 학고재 발행. 1만3,000원.

▲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 박지원 지음/ 김명호 편역

조선 후기 문학의 최고봉인 연암 박지원. 혼탁한 현실을 개탄하며 과거에 응시하는 대신 재야의 선비로 지낸 그는 양반 사회의 시대착오적 보수 시류에 맞서 진보 사상을 견지하는 수많은 문학 작품을 남겼다.

연암 문학의 진수는 ‘법고창신(法古創新)’. 옛 것을 본받되 새롭게 창조하자는 것이다. 발상을 전환해 우리의 것을 찾고 지키자는 정신이 담겨 있다. 서구 문학 양식을 어설프게 따라가다가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요즘 문학계나, 세계화 만능주의에 빠져 자신의 본래면목을 잃어가는 우리 사회에 연암 문학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그래서 여전히 살아있는 화두다.

책은 연암의 작품 중 소설 10편, 산문 75편, 시 15수 등 대표작 100선을 엄선해 실었다. 산문만 하더라도 서문, 발문, 기(記), 서간문, 비문(碑文), 추도문, 논설 등 다양하다. 특히 초기작부터 만년작까지 세심하게 선별, 연암 문학의 변천사를 엿볼 수 있게 한 것은 또 다른 배려다. 돌베개 발행.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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