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그 무한한 자유와 열정의 분출구

연출 표인봉, 제작감독 김경식. 개그맨들이 주요 제작진으로 참여한 클럽 뮤지컬 <동키쇼>는 한마디로 엉뚱하다.

클럽 뮤지컬이라는 타이틀부터 뭘 뜻하는 말인지 궁금하다. 뮤지컬에 서양의 클럽 문화를 결합한 말이란다.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이라는 고전 중의 고전에서 아이디어를 빌어왔지만, 이야기 전개는 전혀 뻔하지 않다. 고전을 재해석한 뮤지컬들이 원작의 틀에 얽매여 관객을 지루하게 했다면 <동키쇼>는 접근부터 다르다.

원작의 중세 숲을 찾는 연인들에 얽힌 사랑 이야기는 디스코 클럽의 해프닝으로 패러디했고, 도나 섬머와 비지스, 바바라 스트라이젠드 등이 부른 베스트 디스코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쇼는 젊음이 폭발하는 파티장으로 바꿔놓았다. 자유로운 감정 표현보다는 억압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건강하게 분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는 점이 동키쇼의 남다른 매력. 그래서 모든 좌석이 스탠딩 석이다.

1시간 30분간의 본 공연 전ㆍ후로는 관객과 함께하는 댄스타임이 펼쳐지며, 공연장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도 <동키쇼>만의 특별한 팁.

시종일관 유쾌하고, 만 18세 이상 남녀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지만, 나름의 거창한(?) 명분도 있다. 젊은이들의 클럽 문화가 다소 자극적이라는 평가로부터 벗어나 편안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고, 최근 위축된 클럽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에서 시도하는 공연이라는 것.

‘델 라 구아다’와 ‘위트’의 제작자인 대릴 로스의 아들 조단 로스가 23세에 만든 이 실험적 작품은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세계 12개 도시에서 매진 행진을 기록한 히트작.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의 무대에 오른다. 기존의 뮤지컬과는 다른 색깔을 보여줄 <동키쇼>는 25일 개막한다. 6월 30일까지 대학로 동키쇼 전용홀. (02) 3443-6487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