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총망라… 신나는 고기 퍼레이드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아니면 새우나 낙지 등 해산물, 거기에 피망과 토마토 등 각종 채소류까지…. 이 모든 음식들 중에서 내 맘대로 골라 조리해 먹을 수 있다면. 물론 맵거나 상큼한 맛을 내는 소스도 직접 선택해야만 한다.

과연 그렇게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을까? 혹시 뷔페 식당? 그러고 보니 내가 직접 맛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가끔 특1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조리사가 곧바로 조리해 주는 오픈 키친식의 뷔페 식당에서는 가능할 듯도 싶다. 하지만 그곳 역시 재료만 선택할 뿐 맛을 고르지는 못한다.

서울 강남 신사동의 옛 리버사이드호텔 건너편 대로변. 큼지막한 녹색 글씨로 ‘푸케코(PUKEKO)’라고 쓰인 간판 하나가 눈에 띈다. 올 초 문을 연, 국내에선 그리 흔치 않은 몽골리언 바비큐 전문 레스토랑이다.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은 가격, 평일 런치세트가 단돈 6,900원이다.

몽골 병사들에게서 유래된 유명한 음식 두 가지. 철모에 물을 붓고 각종 고기류를 얇게 썰어 넣고 데쳐 먹었다는 ‘샤브샤브’. 그리고 또 하나는 방패를 뒤집어 그 위에 각종 식재료들을 썰어 놓고 밑으로는 모닥불을 때 구워 먹었다는 요리, 바로 ‘몽골리언 바비큐’다.

이 집 입구에 들어서면 반달 모양의 커다란 철판 하나가 가운데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음식들을 갖다 주면 그 자리에서 구워 주는 불판이다. 그리고 그 옆에서 조리사는 건네 받은 식재료들을 연신 구워 내기에 바쁘다. 빈 그릇에다 자신이 먹고 싶은 고기, 야채에 소스를 뿌려서 가져 가면 요리사가 즉석에서 철판에다 구워 준다.

음식은 바로 옆에 놓여진 ‘바 코너’에서 담아 가져 온다. 고기부터 해물, 각종 채소류, 소스와 양념류, 파우더까지 다양한 식재료들이 준비돼 있다.

가장 먼저 고를 메뉴로는 고기와 해물, 소고기와 닭고기, 돼지고기부터 새우, 낙지, 오징어, 뉴질랜드산 그린 홍합, 주꾸미, 조갯살 등이 푸짐하다. 바로 옆은 채소류 코스. 양파와 버섯류, 피망, 양배추, 애호박, 당근, 토마토, 숙주,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등 중에서 마음에 드는 대로 골라 담으면 된다.

여기까지는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다음 순서는 소스 고르기.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소스의 종류만 대략 20여 가지. 매운 맛을 좋아 하면 고추나 겨자, 칠리, 카레, 매운 중화 맛 등 대여섯 가지의 소스 중에서 고르면 된다. 일본식으로는 데리야키, 데미 소스가 구비돼 있고 탕수육과 비슷한 스위트 앤 사워 소스, 바비큐 소스, 해산물에 어울리는 굴소스, 키위즙, 매실즙까지 다양하다.

사람 마음이 욕심을 부리다 보면 소스도 여러 가지를 넣기도 십상. 하지만 한 가지 맛을 결정해 거기에 어울리는 소스만 뿌려 넣는 것이 맛을 내는 요령이다. 실상 고객이 맛을 선택하는 셈. 그렇지만 종업원이 바로 옆에 서서 소스 맛을 설명해 주고 선택을 도와 준다.

또 맛에 풍미를 더하고 싶다면 마늘이나 할라피뇨, 올리브, 생강 등의 시즈닝 재료들과 로즈마리, 바질, 블랙페퍼 등의 향신료 파우더까지 추가할 수도 있다. 뜨거운 김이 치솟는 불판 위에서 굽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4분 내외.

원래 이 레스토랑은 뉴질랜드에서 이름난 유명 식당인데 현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도 상륙했다. 푸케코란 상호 역시 길 가다가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하다는 뉴질랜드의 ‘날지 못하는’ 새 이름에서 따왔다. 소고기 값을 싸게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값싸고 질 좋은 뉴질랜드산을 가져다 쓰기 때문이다.

메뉴 평일 점심은 한 번에 원하는 재료들을 맘껏 담을 수 있는 런치 세트가 6,900원. 수프와 빵, 볶음밥이나 쌀밥, 커피까지 제공된다. 여기에 샐러드와 음료수 아이스크림이 추가되는 프리미엄 그릴 세트는 9,900원. 여러 번 재료들을 담을 수 있는 저녁 그릴 세트는 1만2,900원부터.

찾아가는 길 서울 강남 신사역 6번 출구, 옛 리버사이드호텔 건너편 대로변. (02)3445-8853


글ㆍ사진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