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한 돼지고기 덮밥 "입안이 얼얼"

너무 맵거나 시고, 혹은 떨떠름하고, 때론 지나치게 향이 강하기도 하고….

태국에 여행가면 경험하는 맛들이다. 그래도 그런 맛을 못 잊은 이들을 위해 한국에서도 태국 레스토랑들이 성업 중이다. 대략 서울에만 30~50여 곳.

태국의 입맛을 살릴까, 아니면 한국화할까. 손님들을 대하면서 국내 태국 음식점들이 늘상 겪는 고민거리다. 서울 신촌 골목 안에 있는 태국 음식점 ‘싸와디’에는 태국 맛과 한국 맛이 섞여 있다.

그리고 하나 더한다면 가정집 맛이다. 식당 밥이라기보다는 가정집 부엌에서 금방 나온 음식 같은 느낌이 난다.

음식점 주인은 심정현 씨 부부. 직장 생활을 그만 두고 태국에 날아가 요리법을 배웠다. 부부가 요리 학원과 레스토랑에서 공부한 기간만 6개월여. 이전에 태국에 여행을 갔다가 외국 여행자들을 위한 요리 강습에 참여해본 것이 계기가 됐다.

그래서 이 집 음식에는 부부의 손맛이 배어 있다. 물론 태국인 조리사가 주방에서 함께 본토 맛을 지켜낸다.

대표 메뉴는 팟카파오 무 쌉, 한국 말로 매콤한 돼지고기 볶음 덮밥이다. 흔히 동남아 특히 태국은 돼지고기 요리가 소고기 요리보다 훨씬 맛있다고 하는데 이 음식은 그중 가장 대중적이고 대표적인 돼지고기 요리이다.

하얀 밥 옆에 바질을 넣어 맵게 볶아낸 돼지고기가 놓여져 나오는데 매운 소스까지 끼얹어 비벼 먹으면 입안이 얼얼해진다.

팟 카카오 무쌉

솜땀이라 불리는 태국식 샐러드도 자랑거리 메뉴다. 태국에서 공수해온 파파야로 만들었는데 오이, 당근, 방울토마토 등과 함께 소스에 버무려 나온다. 약간 삭혀 버린 듯한 신맛이 나는 것이 특징. 파파야를 씹으면 질감이 무 같기도 콩나물 같기도 하면서 질긴 듯 부드럽다.

새콤, 달콤, 매콤, 시큼한 4가지 맛이 하나의 그릇에 담긴 해산물 수프인 ?c양꿍은 이미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메뉴. 세계 4대 수프 중 하나인 ?c양꿍은 태국 음식의 결정판이라고도 한다. 특히 수프에 들어간 라임 신맛은 우리 몸 안의 지방을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어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이 집의 커리 요리는 부담이 없다. 역시 태국산 커리이긴 하지만 향이 강하고 자극적이면서도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태국식으로 향이 매우 강하게, 혹은 한국식으로 약하게, 2가지로 주문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주로 태국식 커리를 찾는다.

대학가에 위치해 있지만 고객은 대학생 말고도 유학생, 외국인 등 다양하다. 인테리어는 실내 벽면과 테이블 상판을 푸른 색의 타일로 치장해 강한 태국 맛과 잘 중화되는 듯하다. 무엇보다 가격의 거품을 뺀 대중적인 태국 레스토랑이다.

■ 메뉴
닭고기 볶음밥이나 파인애플커리, 음료가 함께 제공되는 런치 세트 5,000원. 롤은 2,000원. 솜땀 등 일품 메뉴는 6,000원부터.

■ 찾아가는 길
신촌로터리 현대백화점 뒷길-이대 방향 굴다리 가기 전 고바우집 건너편 골목 입구. (02)363-7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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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