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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가 핫라인] 안방극장에 '쩐' 신드롬 조짐
돈·박신양에 열광



SBS 수목 미니시리즈 <쩐의 전쟁>(극본 이향희ㆍ연출 장태유)는 기존 인기 드라마의 흥행 코드들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이다. ‘불륜’, ‘불치병’, ‘출생의 비밀’, ‘백마 탄 왕자’ 등 그동안 인기를 모은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쩐의 전쟁>은 무서운 기세로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다. 미니시리즈들이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쩐의 전쟁>은 장르 부활의 기대마저 강하게 일으키고 있다.

<쩐의 전쟁>은 지난 5월 17일 방송 2회 만에 22.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를 기록하며 20%의 벽을 넘었다. 미니시리즈가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20%대를 돌파한 것은 방송가의 ‘사건’이다.

<쩐의 전쟁>은 여세를 몰아 5월 24일 방송 4회째에는 26.6%를 기록하며 쾌속 행진을 이어갔다. 섣부른 관측일 수도 있지만 2004년 SBS <파리의 연인>과 2005년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뒤를 이어 ‘신드롬급 대박 드라마’ 탄생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쩐의 전쟁>의 어떤 매력이 신드롬의 조짐을 일으키고 있는 걸까.

일단 가장 원초적인 소재의 힘에서 비롯됐다. <쩐의 전쟁>은 ‘사채’, ‘돈’ 등 일상에서 익숙하지만 애써 들추기 쉽지 않았던 소재를 전면에 부각시킨 작품이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침묵하는 소재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것이다. ‘사채’라는 다소 위험해 보이는 소재는 미니시리즈의 주류인 트렌디 드라마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마력을 과시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극중 박신양(금나라)의 집이 사채의 피해로 인해 풍비박산 나는 과정은 우리 주위에서 봤음직한 일로 시청자들의 경각심을 환기시켰다. 박신양이 사채업자의 협박 등 위기 속에서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통쾌한 흥미를 유발하며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바짝 끌어 당겼다. 결국 <쩐의 전쟁>은 시청자에게 낯선 소재를 제시했다.

그러나 익숙한 소재보다 더욱 현실적이었다. 이해 가능한 상황을 제시하고 기대를 유발하며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걸출한 연기자의 힘 또한 <쩐의 전쟁>을 기록적인 성공으로 이끌었다. 박신양은 3년 전 <파리의 연인>에서 로맨틱한 재벌 3세로 등장해 여성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박신양은 <쩐의 전쟁>이 시작된 단 3분 만에 사라졌다. 박신양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수재에서 노숙자로 또 냉철한 사채업자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시청자의 감탄을 자아냈다.

박신양의 대사는 <쩐의 전쟁> 시작과 동시에 수많은 어록을 탄생시켰고 연기는 UCC로 재포장돼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다. 각종 드라마 관련 인터넷 게시판은 ‘박신양의 굴욕’, ‘박신양의 쓰레기 뒤지는 장면’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이와 함께 시청자들은 박신양의 폭발적인 연기력에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다.

<쩐의 전쟁>은 ‘박신양을, 박신양을 위한, 박신양에 의한’ 드라마라 해도 틀림이 없다. 걸출한 연기자의 힘이 드라마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몸소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그렇지만 박신양 홀로 모든 걸 책임질 순 없다. <쩐의 전쟁>에는 박진희, 신구, 이원종, 신동욱, 김정화, 이영은 등 작품을 빛내는 지원 세력들이 풍부하다. 신구는 MBC 미니시리즈 <고맙습니다>의 치매노인과 작별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사채업의 대부로 변신해 시선을 끌었다.

연기파 배우 이원종은 ‘그 외의 인물은 상상할 수 없다’할 정도로 악덕 사채업자를 완벽히 소화했다. 신동욱은 단 2회 출연만으로 각종 검색순위 1위를 차지했다.

원작의 적절한 활용 역시 <쩐의 전쟁>의 성공 요인이다. 만화가 박원빈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쩐의 전쟁>은 ‘간소화’와 ‘생략’의 과정을 통해 스피디한 전개로 시청자를 몰입시켰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박신양이 노숙자를 거쳐 돈의 노예가 되고 박진희가 평범한 은행원에서 악착같은 캐릭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등이 1, 2부에 모두 소개돼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쩐의 전쟁>의 만화 원작은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으로 미니시리즈화가 쉽지 않다. 작가 및 제작진은 이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했다. 그러나 만화 내용의 적절한 삭제와 캐릭터 결합 등으로 이를 극복하고 스피디한 전개를 이뤄냈다.

<쩐의 전쟁>엔 재미 있는 사연이 숨겨져 있다. 올해 초에만 해도 제작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지만 이를 딛고 성공에 이른 뒷얘기다. 당초 MBC 라인업에 포함돼 올해 3월 또는 5월에 방송 예정이던 <쩐의 전쟁>은 만화 원작자와 판권 문제 및 제작 협찬사 선정 곤란으로 난항을 겪자 MBC가 제작을 포기한 것.

그러나 <쩐의 전쟁>의 시놉시스가 SBS의 손에 넘어 오게 된 뒤 제작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SBS는 드라마 방영을 결정한 뒤 발 빠르게 연출팀을 꾸려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 무산 위기를 딛고 2007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화려하게 비상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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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6/05 13:49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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