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공간-안데르센의 삶과 놀라운 이야기展안데르센 탄생 200주년 기념전 성황, 상상력 넘치는 작품과 체험프로그램으로 '꿈의 공간' 체험

어렸을 적 엄마 품에 안겨 동화책 속 얘기를 들을 때면 눈을 지그시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그 환상의 나라에서 ‘빨간 구두’를 신고 마음껏 춤을 췄고, 백조가 된 ‘미운 오리새끼’와 친구가 될 수도 있었다.

꿈속에서만 상상할 수 있었던 동화 속 이야기들을 현실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일보사와 한국교총이 공동 주최하는 ‘상상 공간-안데르센의 삶과 놀라운 이야기’ 전시회(이하 안데르센전)를 통해서다.

2005년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맞아 덴마크 정부가 기획, 후원하는 <안데르센전>이 지난 6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장보고홀에서 막이 올랐다.

‘동화의 아버지’ 한스 안데르센의 대표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국내 전시에 앞서 열렸던 덴마크 코펜하겐 로젠버그성과 영국 에딘버러에서는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와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전시 디자이너 랄프 아펠바움이 디자인을 맡아 더욱 큰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그는 관람객들이 안데르센의 생애는 물론 상상력 넘치는 그의 작품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첨단 장비와 체험 프로그램을 총동원, 전시회를 ‘꿈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전시는 ‘미운오리새끼’, ‘하늘을 나는 트렁크’, ‘부싯깃통’, 인어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그림자’ 등 6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안데르센의 대표작을 통해 불우했던 그의 어린 시절부터 동화작가로 성공하기까지 삶의 굴곡을 차곡차곡 담아냈다. 각 공간마다 이야기의 특성에 맞게 광섬유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 다채로운 접근을 시도한 것도 눈에 띈다.

어린이 관람객들은 ‘종이 오리기’, ‘동전 문지르기’, ‘자기만의 동화 써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며, 안데르센의 동화를 마음껏 상상하고 실제로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들이 전시회 입구에서 나눠주는 ‘비어있는 동화책’에 이 같은 체험 내용을 적어 넣으며, 스스로 동화책을 완성해 가는 방식이다.

안데르센이 썼던 실크 모자를 비롯해 여행용 가방, 부채와 종이 오리기 작품 등 국내에서는 최초로 전시되는 작가의 유품 25점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안데르센의 고향인 덴마크 오덴세의 기념관과 덴마크 왕실 도서관에 보관 중인 안데르센 동화의 초고 복사본과 페이퍼 커팅 복사본 50여 점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여섯 개의 공간을 지나면 또 다른 동화 세계가 펼쳐진다. 아기자기한 미니어처인형을 통해 동화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대형 부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매일 11시, 1시, 3시에 펼쳐지는 ‘엄지 공주’ 구연 동화와 점토로 모형을 만드는 놀이를 즐기며 안데르센의 책을 마음껏 꺼내 읽을 수 있는 ‘상상 공간’은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인기 만점 코너. 여기에 피리부는 사나이, 장난감 병정 등으로 변장한 도우미들도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여름 방학을 맞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안데르센의 동화 세계로 피서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환상적인 동화의 나라를 여행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즐겁게 뛰어 놀다보면, 어느 새 아이들의 상상력도 더욱 깊어질 것이다.

안데르센전은 8월 15일까지 코엑스에서 전시되며, 이후 장소를 옮겨 12월 22일까지 계속된다. 어린이 8,000원. 어른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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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흔 객원기자 lunallena99@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