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로맨스 마케팅'시대

구혜선
‘인기를 위해서라면 사랑도 수단이 될 수 있다?’ 연예계가 최근 들어 쉴새 없이 터져 나오는 ‘열애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언론매체를 장식하는 열애설로 인해 마치 연예계 전체가 사랑에 빠져 있는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열애설 중에는 사실과 상당히 거리가 먼 사례가 빈번했다. 신인이나 오랜만에 활동에 나서는 연예인이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열애설을 활용한 듯한 인상을 짙게 풍기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실제 열애 중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열애설을 터뜨려 관심을 끌어 모으고 인기 상승의 수단을 삼은 사례도 발견되곤 했다. 이른바 ‘열애설 마케팅’ 시대에 접어든 듯한 분위기다.

무분별하게 터져 나오는 ‘연예인 띄우기용’ 열애설은 당사자 간 사랑에 대한 축하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전부터 인기 스타의 핑크빛 로맨스는 연예 기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인기 아이템이었다.

평소 일상을 쉽게 알기 어려운 스타들의 열애설은 간간히 터져 나올 때마다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열애설은 희소가치를 완전히 상실할 정도로 흔해졌다.

게다가 사실 여부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일단 터뜨려 놓고 부인하는 과정에서 관심을 증폭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장진영, 김희철-, 이지훈- 등의 열애설은 기사화된 뒤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부인하면서 열애설 자체보다 더 큰 관심을 유발했다.

물론 당사자 또는 당사자의 소속사가 의도적으로 열애설을 유포하진 않았겠지만 결과만 놓고 볼 때엔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여지가 충분했다.

열애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다가 최근 결별한 에릭-박시연, 현빈-황지현 등의 경우엔 톱스타 남자와 신인 여자의 만남인 점에서 여자 신인 띄우기에 대한 의혹을 더욱 거세게 받았던 사례였다. 개그계의 경우 '열애설 마케팅'이 하나의 공식적인 트렌드로까지 자리 잡은 분위기다.

SBS 오락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인연을 맺은 김재우-백보람 커플은 이후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 오락 프로그램의 단골 게스트로 인기를 누렸다.

커플이 함께 CF에도 출연했고 최근엔 SBS 오락 프로그램 <킹콩>에서 함께 코너를 꾸미고 있다. 김재우-백보람 커플의 성공 사례에 자극 받은 듯이 개그계 커플 선언이 연이어 뒤를 이었다.

KBS 2TV 오락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 ‘연인’에서 커플 호흡을 맞췄던 유상무와 김지민은 코너의 인연을 실제 연인으로 이어갔다.

역시 <개그 콘서트>의 ‘내 이름은 안상순’에서 연인으로 등장하는 윤형빈과 정경미는 원래 연인 사이였는데 코너까지 함께 하게 돼 더욱 돈독한 애정을 다지게 됐다. 물론 이들과 관계된 열애설은 코너의 흥미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계그계에선 ‘가짜 열애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코너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수단 또는 개인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MBC <개그야> ‘주연아’의 정성호-김주연, <개그 콘서트> ‘사랑의 카운슬러’의 유세윤-강유미, 박휘순-신봉선 등이 열애의 분위기를 묘하게 풍긴 끝에 적지 않은 효과를 누린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연예계 전반에서 열애설이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사례는 대중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점에서 연예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부인하긴 힘들다.

그러나 사실과 거리가 먼 '설'이 난무하는 점은 연예계 전체에 대한 인식을 저질화하는 점에서 분명 부정적이다. 유명해지기 위해 숭고한 사랑까지 이용하는 세태에 대한 탄식을 불러일으키고 있기까지 하다.

열애설은 연예계에 관심을 가진 팬들에겐 가장 재미있는 소식 중 하나다. 예전만 해도 연예인들은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열애 사실 공개를 꺼리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연예인들이 ‘오픈 마인드’ 추세로 바뀌면서 당당히 열애 사실을 공개해 팬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그렇지만 무분별하게 난무하는 열애설은 연예인들 간의 사랑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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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해
아이비

이동현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kulkuri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