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9일간 송어잡기·뗏목 경연대회 등 풍성한 행사

동강축제의 시초가 된 동강 ?H목 시연.
“강 따라 흘러가며 아름다운 추억을 쌓아보세”

7월21일부터 29일까지 9일간 동강둔치, 섭세나루, 별마로천문대 등에서 개최

온 산하를 적셨던 장마가 북녘으로 물러나고 나면 본격 무더위의 계절이 시작된다. 뜨거운 햇살에 살갗은 붉게 타오르고, 온몸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이럴 때는 백사장 펼쳐진 파란 바다도 좋지만, 깊은 산속을 굽이치며 흐르는 강물이 더 그립다. 그렇다면 축제가 기다리고 있는 강원도 동강으로 달려 가보자.

■ 동강 뗏목 시연도 감상할 수 있어

산 많기로 소문난 강원도에서도 오지의 대명사로 손꼽혀온 정선 평창 영월 땅을 차례로 적시며 흐르는 동강은 석회암 절벽을 끼고 굽이돌아 흐르는 전형적인 사행천이다.

그래서 정선 가수리에서부터 영월 읍내에서 서강을 만나기까지의 물줄기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접근이 쉽지 않았다. 사정은 지금도 비슷하다.

동강축제는 원래 1997년부터 뗏목을 소재로 매년 7월말에서 8월초 사이 2~3일간 개최하던 ‘동강뗏목축제’가 시초다. 당시 이 축제는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축제로 평가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다 2003년부터는 동강에서 래프팅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뗏목 외에도 강에서 즐기는 본격 축제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명칭을 ‘동강축제’로 변경해 각종 레포츠 중심의 행사를 개최했다.

이 역시 대단한 인기를 끌었으나 안타깝게도 지난해 영월을 포함한 강원도 일대가 큰 수해를 입으면서 행사를 취소해야만 했다.

이렇듯 한 해 쉬고 열리는 축제라 동강 마니아들은 축제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올해는 동강대교 재가설로 인해 지난 축제 때까지 주 행사장이었던 동강둔치 주변의 교통난이 예상되는 등 어려움이 많다.

동강에 걸린 섶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래서 영월군에서는 올해 동강축제의 행사장을 동강둔치 외에도 동강사진박물관, 별마로천문대, 관풍헌, 섭세나루 등으로 분산시켰다. 다행히도 이들은 모두 동강과 깊은 연관이 있는 곳이라 그다지 낯설지 않다.

이렇듯 어려운 사정임에도 도시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2007년 동강축제는 ‘동강! 맑고 영원하여라~’는 주제로 7월 21일(토)부터 29일(일)까지 9일간 열린다. 주요 행사는 전국대회로 승격된 ‘제1회 동강배 전국족구대회’를 시작으로 동강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맨손으로 송어 잡기도 있다.

수영에 자신이 있다면 동강 헤엄쳐 건너기도 눈여겨 둘만하다. 또한 연인과 강변의 운치를 즐기고 싶다면 ‘뗏목 까페’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괜찮겠다. 이외에도 뗏목경연대회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이런 각종 체험에 참가하는 비용은 대체로 1인당 5,000원 정도에 책정되었다.

야간에는 동강둔치를 비롯한 동강사진박물관, 별마로천문대, 관풍헌, 섭세나루 등에서 다양한 공연이 마련되어 있다. 또 영화 ‘라디오스타’를 방영해 영화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을 스크린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제공한다.

맨손으로 송어를 잡는 체험.

아울러 이외에도 관광객들에게 영월의 각종 농특산물을 직접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 단종 관련 유적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

동강축제 행사장을 오가다 구경할 거리가 많다. 우선 장릉을 빼놓을 수 없다. 장릉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 당하고 영월로 유배 왔다가 죽임을 당한 단종을 모신 묘.

이곳서 멀지 않은 청령포는 단종이 영월로 내몰린 뒤 처음 머물던 강변이다. 황포돛을 단 동력선을 타고 강을 건너면 울창한 솔숲이 반긴다. 솔숲 속에는 단종이 머물던 어가를 비롯하여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를 적은 금표비, 단종이 서낭당을 만들 듯이 쌓았다는 돌탑 등이 남아있다.

천연기념물(제349호)로 지정된 관음송은 단종의 유배 생활을 지켜보았고, 단종이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소나무다.

영월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소나기재에서의 조망도 빼놓을 수 없다. 단종이 영월로 유배올 때 소나기가 쏟아졌다 해서 붙은 지명.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래프팅 체험.

고갯마루에 차를 대고 평탄한 오솔길을 3분쯤 걸어 들어가면 까마득한 낭떠러지에 솟은 선돌기암이 반긴다. 선돌기암은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과 더불어 서강에서 쌍벽을 이루는 경관을 자랑한다.

소나기재에서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영월 책박물관에 들러 1960년대까지의 어린이 교과서와 동화책, 만화책 등 어린이 관계 자료를 찬찬히 구경하다 보면 옛 추억이 아련히 다가온다.

동강축제 기간에는 이곳에서 특별 전시회도 연다. 최근 유명해진 선암마을의 한반도지형 전망대는 책박물관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다. 주차를 하고 평탄한 산길을 5분쯤 걸으면 전망대가 나온다.

여행정보

■ 교통

△자가운전=서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영월<서울에서 2시간30분 소요> △대중교통=동서울터미널에서 매일 20여 회(06:30~19:30) 운행, 무정차 3시간, 직행 4시간 소요. 요금 12,400원. 춘천종합정류장에서 매일 3회(08:40~14:10) 운행. 4시간 소요, 요금 12,700원. 청주여객터미널에서 완행버스가 매일 5회(08:10~14:50) 운행. 4시간10분 소요, 요금 14,400원.

■ 숙식

영월 읍내에 가든장(033-373-5794), 낙원장(033-373-9191) 등 여관이 많다. 하지만 피서 여행이라면 동강 기슭인 삼옥리와 거운리에서 묵는 게 낫다. 이곳에는 강과별펜션(033-375-3311), 동강의 품속(033-375-8877), 동강자연암민박(033-375-0070), 동강조은민박(033-375-2320), 알프스산장(033-374-5820) 등의 숙박시설과 식당이 있다.

별미 장릉 앞에 있는 장릉기사식당(033-373-3340)의 꽁보리밥은 영월 읍내에서 유명한 별미. 봄에 채취해 잘 말려 갈무리해둔 묵나물과 겉절이, 상추쌈, 배추쌈 등 12여 가지 풋풋한 반찬을 보리밥에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딸려 나오는 된장국은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맛을 낸 것이다. 보리밥 1인분 5,000원. 된장찌개 5,000원.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