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옛날 사람들보다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해졌다.

하지만 행복도 그에 비례해서 커졌을까. 이렇게 물으면 선뜻 그렇다고 답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럴까. 배 부르고 등 따습고 좋은 집에 살며 각종 편리한 문명의 이기를 다 누리는데 사람들은 왜 오히려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를 '진보의 역설'로 규정하고 그 원인을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한편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레그 이스터브룩 지음. 박정숙 옮김. 에코리브르 발행. 1만8,000원.

■ 내 님, 불멸의 남자 현승효

유신독재 철폐운동을 하다 제명된 한 젊은 의대생이 강제 징집돼 군복무를 하다가 1977년 6월 어느날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이 책은 그의 연인이었던 저자가 3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그와 나눴던 편지, 그의 일기를 모아 엮은 것이다.

책에는 유신 말기의 암울한 시대상황 속에서 고뇌와 열정을 불살랐던 청년의 짧은 삶과 영원한 사랑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두 연인의 이야기이자 두 사람의 눈과 가슴을 통해 본 한 시대의 미시적 기록이다.

현승효 사건은 현재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노천희 엮음. 삶이 보이는 창 발행. 2만원.

■ 바리데기

황석영 작가가 4년 만에 새로 선보인 장편소설. 주인공 '바리'는 북한을 탈출한 소녀다.

하지만 책이 이제는 진부하기까지 한 탈북자들의 삶을 다루는 데 그치는 것은 아니다. 바리는 탈북하자마자 가족을 잃고 우여곡절 끝에 중국을 거쳐 영국 런던에까지 흘러간다.

그 여정은 모진 고초와 참담한 경험으로 얼룩진다. 저자의 시선은 탈북자 바리의 여정을 좇아 한반도를 넘어 전세계적인 문제로 귀착된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형식 실험이 인상적이다. 황석영 지음. 창비 발행. 1만원.

■ 네거티브, 그 치명적 유혹

200년 미국 역사상 가장 추악했던 네거티브 선거전을 1위부터 25위까지 순위를 매겨 해부한 책이다.

멀리는 토머스 제퍼슨과 존 애덤스가 맞붙었던 1800년의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가까이는 조지 부시와 존 케리가 겨룬 2004년 대통령 선거까지 악의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들을 분석했다.

대중매체가 발달한 오늘날에 네거티브 선거전이 더욱 치열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의외로 19세기에 열린 선거가 나란히 2~6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커윈 C 스윈트 지음. 김정욱ㆍ이훈 옮김. 플래닛미디어 발행.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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