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캠프로 속속 헤쳐모여… '정치는 싫다' 외면파도 많아

이덕화
18대 대선이 다가오면서 연예인들이 정치권과 연관을 맺는 모습이 부쩍 늘고 있다.

대중적 지지도를 지닌 연예인들이 대선 후보자들과 직간접적 연관을 맺는 것은 대선 후보자의 지지도 상승 효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관심이 모아지는 일이다.

그 때문에 대선의 각 후보 진영에서는 대중적인 영향력을 지닌 연예인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끌어들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미 상당수 연예인들이 몇몇 후보 대선 캠프에 합류해 정치권과 인연을 맺고 있다.

를 비롯해 정흥채 이종원 이계인 임대호 배도환 등은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고, 김수희 선우용녀 등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여권 대선후보들도 가시화되고 있어 연예인들의 지지 움직임이 점차 수면위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는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모임에 참석해 “각하 힘내십시오”라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 연예인들의 정치권 관련 맺기는 예전과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른바 극단적인 양분화 현상이다. 정치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히는 연예인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적극성을 보이는 반면에, 아예 참여에 혐오감을 표출하는 연예인까지 있다.

특정 후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등 지지 표시를 공개적으로 하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일부 연예인은 “정치 관련해서 내 이름조차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정치불개입 의사를 확실히 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연예인의 정치의식 차원에선 진일보한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 연예인들은 선거철이면 정치권에 동원된 듯한 인상으로 휩쓸려 다니며 선거전에 참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후보의 선거 유세를 따라다니며 객석을 채우고 ‘얼굴마담’ 노릇을 하거나 지지 공연 등으로 분위기 몰이를 하는 게 예전의 일반적인 양상이었다면 이번 대선레이스에서는 정책 차원에서 후보를 지지하고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하는 형태로 진화한 모습이다.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결합을 의미하는 폴리테이너(Politainer)의 등장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연예인들이 확고한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정치의식을 전파할 경우 대중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력 행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폴리테이너의 등장은 대선 국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권 주자 진영에서도 이들 폴리테이너들에게 지대한 관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연예인의 정치적 소신이다. 가 정말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각하 힘내십시오”라고 발언했다면 이는 적극적인 지지 의사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단순히 얼굴마담 격으로 등장해 분위기 띄우기용으로 한 발언이라면 ‘각하’라는 표현은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도 없는 것처럼 보이다가 선거철이 되니까 철새처럼 휩쓸려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연예인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는 개인적으로 역풍을 맞을 소지도 없지 않다.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선언으로 인해 후일 다른 정권으로부터 괘씸죄에 휩싸일 수 있는 부작용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줄을 잘못 선 연예인은 괘씸죄로 방송이나 영화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시대가 바뀌면서 그런 분위기 역시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일부 연예인들은 괘씸죄를 우려해 정치에 휘말리길 노골적으로 싫어하기도 한다.

미국이나 프랑스에서는 이미 유명 연예인의 정치 참여 문화가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이들의 대중 선동력은 상상 이상으로 뛰어나 선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폴리테이너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셈이다.

국내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아직 미국이나 프랑스 등과 비교하긴 힘들다.

하지만 정치계와 연예인들이 소신과 신념을 분명히 하는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폴리테이너의 시대는 의외로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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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JES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kulkuri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