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 지음/ 이재규 옮김

2005년 11월 11일. 현대 경영학의 태두 피터 드러커가 95세를 일기로 별세한 날이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왕성한 필력으로 말년까지 펜을 놓지 않았던 그는 타계 직전 또 하나의 책을 준비했는데 그 책이 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은 하지만 드러커가 쓴 책은 아니다.

세계적인 기업들을 위해 일해온 유명 전략 컨설턴트인 저자가 드러커를 타계 직전 16개월에 걸쳐 밀착 인터뷰해서 그의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매우 이례적이게도 인터뷰 부탁은 드러커가 직접 전화를 걸어 했다. 다가오는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기 때문이었을까.

피터 드러커는 세상에 마지막으로 제시할 통찰을 그렇게 마련했다. 저자는 인터뷰 외에도 39권에 달하는 드러커의 저술과 함께 그의 논문, 칼럼, 인터뷰 등 방대한 자료도 꼼꼼히 재검토해 가면서 드러커의 70년 연구 인생을 총정리했다.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건 물론이다.

때문에 이 책은 드러커 사상의 정수를 그대로 압축한 ‘마지막 수업’이라고 할 만하다. 명진출판 발행. 19,800원

● 나를 여왕이라 부르라
황원갑 지음

여성으로서 남성 영웅들이 주름잡은 우리 역사의 중심에서 선명한 자취를 남기고 간 여걸 12명의 일대기를 1인칭 독백체 형식으로 풀어간 역사인물 소설집이다.

우리나라 역사에는 신라의 선덕, 진덕, 진성여왕 등 3명의 여왕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는 비록 옥좌에 앉아 진짜 여왕 노릇을 하지는 않았지만, 여왕보다 더 막강한 절대 권력을 휘둘러 실질적 여왕 대접을 받고도 남을 만한 여걸이 많았다고 본다.

그 가운데서도 진짜 여왕에 못지않게 비범한 일생을 살다간 여걸 12명의 일대기가 여기에 담겼다.

얼마 전 TV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은 고구려 시조 주몽의 어머니 유화부인과 아내 소서노를 비롯해, 인도에서 건너와 가락국 김수로왕과 연을 맺었던 허황옥 황후, 절세의 미모로 40년간 신라 황실을 주물렀던 화랑의 여왕 미실궁주, 조선왕조 유일의 섭정으로 정사를 수십 년간 챙겼던 명종의 모후 문정왕후, 기생의 역사를 바꾼 황진이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마야 발행. 9,800원.

● 영원한 트레이더 리오 멜라메드
리오 멜라메드 지음/ 김홍식 옮김

저자 리오 멜라메드는 ‘금융선물 시장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리더로서 금융선물이라는 현대적 선물 산업을 개척했고 이후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금융선물 상품을 개발한 주역이다.

그는 1972년 달러화, 엔화, 파운드화 등 외환을 기초상품으로 하는 통화선물 시장을 세계 처음으로 개설한 이래, 재무부증권(T-bill), 유로달러, S&P지수 선물 등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상품을 내놓았다.

하루 24시간 거래되는 선물시장 글로벡스도 그가 창안했다. 멜라메드의 시작은 초라했다. 처음에는 양파와 달걀, 냉동 돼지고기를 거래하는 트레이더로 출발했다.

하지만 그는 농축산물에 국한됐던 선물시장에 금융선물을 도입한 이후 선물 산업 자체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변모시켜 왔다. 이 책은 바로 그가 살아온 치열한 트레이더의 세계를 담은 자서전이다. 굿모닝북스 발행.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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