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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영월 마대산 트레킹
바람따라 떠돌던 김삿갓의 자취가…
김병연 묘소·옛집 돌아보고 철쭉 군락 감상하며 산행도



마대산 첩첩산골에 자리를 잡은 김삿갓 옛집


노루목 입구의 김삿갓 조형물


영월 남쪽에 솟은 마대산(馬垈山, 1,052m)은 방랑 시인 김삿갓의 고뇌가 서린 산이다.

산 아래 노루목에는 시인의 무덤이 있고, 어둔이계곡 중간에는 시인이 영월로 숨어들어와 살던 옛집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마대산에는 여러 코스가 있으나 정상까지 접근 시간이 짧은 노루목 코스가 제일 인기 있다. 김삿갓 묘소와 옛집도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 김삿갓 묘소 앞에서 트레킹 시작

트레킹 입구인 노루목에는 김삿갓 시인의 묘소가 소박하게 단장되어 있다. 장승과 돌탑 등으로 조성된 유적지의 ‘시선 당집’에서 왼쪽의 널찍한 비포장길로 10분 정도 오르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골짜기는 어둔이계곡이고, 오른쪽은 선낙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인의 옛집을 먼저 볼 수 있는 어둔이계곡으로 정상에 오른 다음에 선낙골로 하산한다.

왼쪽의 어둔이계곡을 따라 25분 정도 올라서면 통나무다리 앞 합수점 삼거리. 왼쪽은 전방 약 100m 거리로 보이는 민가(찻집)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은 김삿갓 옛집으로 가는 등산로다.

오른쪽 통나무다리를 건너 3~4분 정도 가면 김삿갓 옛집에 닿는다. 손바닥만한 툇마루에 앉아 잠시 시인을 떠올려본다.

시와 술로 세상의 고뇌를 다 풀려 했던 방랑시인 난고(蘭皐) 김병연(金炳淵, 1807~1863). 시인은 조부 익순(益淳)이 1811년 홍경래의 난 때 홍경래에게 항복한 죄로 폐족이 되었다가 겨우 사면 받아 영월 산골로 숨어든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스무 살 무렵, 과거에 나가 조부의 불충을 비난하는 글로 문장력을 과시했다가 깊은 상처를 받고 삼천리 방방곡곡을 떠도는 방랑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시인의 노래 한 편 들어보자.

‘네 다리 소반 위에 멀건 죽 한 그릇(四脚松盤粥一器) / 하늘에 뜬 구름 그림자가 그 속에서 함께 떠도네( 天光雲影共排徊) / 주인이여, 면목이 없다고 말하지 마오(主人莫道無顔色) / 물 속에 비치는 청산을 내 좋아한다오(吾愛靑山倒水來)’

-김삿갓의 시 ‘죽 한 그릇’ 전문

김삿갓 옛집 주변에는 평일에도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마대산 정상까지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대부분 김삿갓 시인의 옛집까지 다녀오는 산책객들이다.

만약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를 동행했다면 이곳 김삿갓 옛집까지만 다녀오는 것도 괜찮다. 김삿갓 묘소 앞에서 이곳까지 거리는 1.7km인데, 코흘리개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도 왕복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한 산책길이다.

노루목 양지 바른 곳에 자리를 잡은 김삿갓 묘소. 소박하게 꾸며져 있다


김삿갓 옛집을 뒤로 하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펼쳐진다. 집 앞의 개울을 건너 계곡 안으로 15분 정도 들어가면 합수점. 여기서 오른쪽 계곡으로 100m 정도 올라가면 갑자기 가팔라진다. 땀을 쏟으며 30~40분 정도 오르면 경사가 부드러워지면서 능선 마루다.

여기서부터는 철쭉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부드러운 산길이다. 여유롭게 20분 정도 걸으면 마대산 정상. 이곳에서의 조망은 북동 방향으로 뻗은 주능선과 서북방향으로 태화산이 손에 잡힐 듯 시야에 들어오고 그 밑으로 남한강과 고씨동굴 주변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대산 정상에서 전망대바위(1,030m)가 있는 봉우리까지의 산길은 아주 부드럽다. 소나무 몇 그루 서있는 전망대 바위에서의 조망은 정상보다 훨씬 좋다. 동쪽으로는 함백산~태백산~선달산~고치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마루금이 넘실넘실 흐른다.

전망대바위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300m 정도 걸으면 처녀봉으로 이어지는 삼거리 안부다. 여기서 곧장 5분 정도 가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서 있는 처녀봉 정상. 동쪽 김삿갓계곡 건너로 마주보이는 곰봉이 듬직하다.

마대산 정상에 서면 영월에서 단양으로 흘러가는 남한강이 내려다보인다

처녀봉에서 내려서는 남쪽 산길 주위로는 아름드리 금강송들이 쭉쭉 뻗어있다. 삼거리에는 ‘김삿갓 묘역 1.2km’를 알리는 푯말이 있다. 여기서 40분 내려가면 선낙골 계류와 만난다. 왼쪽으로는 외딴 민가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산길은 널찍한 콘크리트 포장길이다. 선낙골은 일명 ‘김삿갓 등산로’라고도 불린다. 이 코스로 옛날 김삿갓이 영월 나들이를 다녔다는 데서 생긴 이름이다. 그래서일까.

가래나무 쭉쭉 솟아있는 계곡은 더 없이 정갈하다. 이렇게 30분쯤 내려서면 처음에 지나갔던 어둔이계곡과의 합수점. 여기서 김삿갓 묘소까지는 20분만 더 내려가면 된다.

■ 여행 정보

● 트레킹 길잡이

마대산은 일부 가파른 구간이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험하지 않은 편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리 빼어나지 않고, 정상 북동쪽의 전망대바위가 조망이 더 좋다.

노루목 김삿갓 유적에서 어둔이계곡~김삿갓주거터~동릉~정상~전망대바위~처녀봉~선낙골~노루목 회귀 코스가 걷는 시간만 총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식수는 노루목 당집 앞 샘터, 김삿갓 옛집 앞 계곡에서 구할 수 있다.

● 숙식

노루목에 김삿갓민박(033-374-9595), 김삿갓펜션(033-374-1660), 밤나무집(033-374-9198), 버들고개민박(033-374-9208) 등 민박과 펜션이 많다. 또 노루목상회(033-374-2738), 떠돌이화가까페(033-374-0018), 시가흐르는마을(033-374-8433) 등 차 마실 곳과 식당도 여럿 있다.

● 교통

△자가운전=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영월→88번 국가지원지방도→하동면 각동리 삼거리(좌회전)→7km→옥동리 삼거리(우회전)→5km→김삿갓 유적지. 수도권 기준 3시간 소요.

△대중교통=동서울터미널에서 영월행 시외버스가 매일 10여 회(07:00~22:30) 운행, 요금 12,400원, 3~4시간 소요. 영월에서 김삿갓유적지로 가는 노루목행이 매일 6회(06:20~18:40) 운행. 5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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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8/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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