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카츠 지음. 엄흥준 이혜진 옮김

자신의 권위 밑에 가족을 복종시키려는 ‘가부장’의 시대는 갔다.

하지만 정반대로 아내에게 잘 하기 위해서라며 모든 결정권을 아내에게 맡긴다고 해서 아내가 원하는 남편이 되는 건 아니다.

주인공 마이클은 조부모의 결혼 50주년 기념 파티에 참석한다. 결혼 7년째이지만 아내와의 사이에 자신감이 없는 마이클은 할아버지 조셉에게 오랜 결혼생활을 잘 이끌어 온 비결을 묻는다.

조셉은 오랫동안 남자에서 남자에게로 전수돼 온 멋진 남자가 되는 비법을 알려준다. 여자가 정말로 원하는 남자는 착하기만 한 남자가 아니라 결단력을 지닌 ‘강한 남자’라는 것이다.

저자는 여자의 말에 항상 ‘예스’만 말하는 이런 남자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은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기 때문에 여자들의 존경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일례로 데이트를 할 때마다 어디에 갈지 물어보는 남자보다는 장소를 제안하는 남자를 여자는 신뢰하고 존경한다는 것. 단 여자가 원하는 남자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분량이나 깊이가 아쉬울 듯하다. 젠북 발행. 8,900원

■ 2010 비즈니스 트렌드
이언 피어슨, 마이클 아이언스 지음. 김유신 옮김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무릇 10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지만,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은 겨우 1년 앞을 내다보기도 힘든 세 사실이다. 이 책은 앞으로 3년 후, 2010년의 비즈니스 트렌드를 짚어보는 미래학 서적이다.

미래에는 개인주의가 지금보다 더욱 팽배해지면서 의무보다는 권리가 강조되고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서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선택권을 요구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비즈니스 부문에서도 맞춤형 서비스와 제품, 그리고 휴일 없는 24시간 영업이 요구될 수 있다. 격식을 갖춘 기획은 거의 소용이 없어지고, 전체 산업 분야가 패션이나 연예처럼 트렌드에 민감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앞으로 몇 년 내에 시스템과 사이버 세상에 전혀 편견이 없는 ‘네트워크’적 사고방식을 지닌 신세대들이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 그들은 모든 비즈니스를 기술 정보를 통해 해결할 것이다.

그들은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 환경’을 구축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할 것이다. 저자는 이 가상 환경을 정복하는 기업과 개인이 미래 비즈니스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한국경제신문 발행. 값 1만1,000원

■ 쳇, 소비의 파시즘이야
이상운 지음, 문이당 발생. 값 9,800원

‘순수 문학’이란 진정 실재하는 것일까. 돈 한 푼에 연연해 하는 지독히도 세속적인 감수성은 시(詩)라는 장르에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결국 작가들도 목구멍에 음식이 넘어가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람들이다.

2006년 <내 머릿속의 개들>로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한 이상운은 그동안 세상의 위선과 허위를 풍자하는 여러 편의 소설을 써 왔다. ‘르포 작가 이마립’이란 인물을 화자로 내세운 9편의 소설을 묶은 이번 단편집은 문학마저 자본주의 대량 소비사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표제작 <쳇, 소비의 파시즘이야>에 등장하는 시인 장운성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철학자의 말대로 존재의 평안한 집이 되어야 할 내 언어가 아름다운 독버섯 같은 유혹자가 된 것이죠. 그러니까, 혹시 저 세상이 있다면 나를 위해 따로 마련된 지옥이 있을지도 몰라요.” 장운성이 술로 자기 파괴적 여생을 보내다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같은 이상과 실존의 괴리에서 오는 존재론적 고독 때문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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