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넷째주 볼만한 공연·전시회

입추도 지나고,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다가왔다.

이맘때면 모기나 파리의 극성이 한 풀 꺾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반가운 이 속담도 무색하게, 공해로 물든 이 현대 도시의 모기들은 오래 전에 절기를 잊은 듯 하다. 무덥고 근질거리는 8월 넷째주, 예술의 거리에서 땀을 닦아본다. 공연, 전시회 몇 편을 소개한다.

■ 뮤지컬 <달콤한 안녕>

아름다운 이별이 과연 가능할까? 신희와 강미는 각자 애인과 헤어지는 문제로 고민 중이다.

신희는 영화인으로서의 불안정한 생활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진수와 헤어지고 싶지만 마음이 흔들린다. 강미는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위해 유학을 떠나려 하지만 괴팍한 성격의 애인 태호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주저 중이다.

이들은 대학 선배이자 이별 상담 사이트 카페 주인을 만나게 되면서 결심을 실행에 옮긴다. 결국 이별의 순간을 만나고, 상처없는 이별을 위해 모두 아픈 시간을 치른다. 권호성 연출, 배우 신문성 박명훈 장혜리 등이 출연한다.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 9월2일까지. (031) 726-0153

■ 정명훈과 함께하는 소년의 집 후원음악회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신인지휘자 정민,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가 한 무대에 선다.

콘서트에 오를 연주자들은 부산에 소재한 ‘소년의 집’ 관현악단으로, 1979년 창단 이래 음악가의 꿈을 가진 고교 재학생들로 선발, 구성되어 있다. 소년의 집은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가 운영하는 아동복지시설이며, 이번 공연은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기량을 선보이는 자리이자 발전을 다지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신생아때부터 소년의 집에서 보금자리를 꾸며온 어린이들을 위해 교육시설, 구호 병원 설립 등 각종 후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금 마련 행사로 준비된 것이다.

피아노 정명훈, 바이올린 스베틀린 루세브, 첼로 송영훈 등이 협연한다. 베토벤 삼중협주곡 C장조 Op. 56,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 등의 명곡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8월 20일 오후 7시30분. (02) 518-7343

■ 박길웅 작고 30주기 기념전

뛰어난 예술적 역량에도 불구하고 요절한 서양화가 故 박길웅 화백의 작고 30주기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박 화백은 1940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출생해 서라벌예대와 홍익대 미술대에서 수학했다. 국내 화단에 추상미술이 도입된 이후 한국 현대추상화부문의 대표적 1인으로 생전에 주목받았으며, 진보적 예술관과 독특한 작가적 기질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1969년 국전에서 추상회화 <흔적 白F-75>로 첫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에 매진하다 1977년 열한번째 개인전을 끝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번 회고전은 당초 6월까지 예정되었다가 연장된 것이다. 작가의 유작으로 남은 유화, 입체작품 등 80여점이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8월26일까지.

■ 연극 <갱스터 No. 1>

이름없는 깡패에서 보스의 지위에까지 오르는 한 폭력배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연극무대에서 만난다.

50대의 늙은 깡패인 주인공은 한 조직의 보스다. 그는 수형생활을 하고 있던 옛 보스가 23년만에 출소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빠진다. 25년전, 그는 젊은 폭력배로 들어와 옛 보스의 수하에 들어간 뒤, 보스가 가진 모든 것을 갈구하게 된다.

부드러움, 세련됨, 완벽한 여성 파트너 같은 것들이다. 그가 속했던 집단은 라이벌 갱들과 한판 전쟁을 앞두게 되고, 옛 보스는 한 가수와 사랑에 빠진다. 와중에 상대의 약점과 상황을 이용해 이를 제거하며 스스로 일인자가 되려는 음모가 진행되는데...

남성주의의 종말, 무한 경쟁이 가진 파괴성과 좌절을 그린 이 작품은 데이빗 신토와 루이스 멜리스의 원작을 전용환이 번안, 연출한 것이다. 예술극장 나무와 물. 9월30일까지. (02) 745-2124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영주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