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야 데쓰 글 / 슈가 사토 그림 / 김원식 옮김 / 길찾기 발행 / 9,800원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만화 <맛의 달인>을 읽다 보면, 가끔 작가의 한국에 대한 언급에 놀랄 때가 있다. 주인공들이 한국을 방문했다가 일제 강점기에 강제 노동했던 할아버지를 만나는 장면, 명성황후의 시해사건을 다룬 에피소드 등.

<맛의 달인>의 스토리 작가가 본격적으로 일본의 천황제를 심도 있게 분석, 비판한 ‘만화책’을 내놓았다.

저자는 일본의 천황제가 영국이나 유럽 다른 나라 등에서 유지되고 있는 입헌군주제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며, 그 존재 자체가 일본인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고발한다.

주인공 진(仁)은 대학교 소속 축구팀 주장으로서 축구대회 우승까지 이끄는 공로를 세우지만 기미가요를 부르지 않고 후배들에게 구타를 가하는 선배들에게 복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국 축구부에서 제명된다.

이 와중에 양심적인 지식인인 대학 이사장이 일본 천황제의 본질을 가르쳐주고, 주인공들은 야쿠자까지 동원해 폭력을 가하며 압박하는 선배들의 권위에 굴하지 않고 일본인의 삶 속에 내재된 천황제의 그림자를 걷어내려고 한다.

이 책은 일본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쓰여졌지만, 오늘날 한국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군사문화의 잔재’라고 일컬었던 수많은 문제들이 사실은 일본 천황제에서 비롯된 것들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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