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회화 궤적 보여주는 김보현의 작품. 김보현(90세)은 일제시대 태어나 여순사건 때는 좌익으로, 6ㆍ25 때는 인민군에게 갖은 고초를 겪는 등 분단 상황을 몸소 체험하고 1955년 미국으로 떠났던 작가로 뉴욕에 정착,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뜰리에에서의 백일몽Ⅱ>는 김보현이 초기 뉴욕화단을 주도하던 추상표현주의에 경도된 시대를 지나 일상의 사물을 빌어 자신의 내부로 침잠해 간 중기 과정을 거쳐 자신이 살아온 삶 전체를 포용하는 작업의 세계로 나아간 80년대 후의 작품이다.

대형의 화면에 포진한 인물, 동물, 식물들을 통해 그가 그려내는 세계는 인생의 환희와 고통 모두를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삶이 자신에게 지워놓은 고통을 내려놓고 쉴 곳을 발견한 자가 노래하는 환희의 가락이라는 평이다.

그의 작품은 60여 년에 걸친 화업을 조명하는 ‘고통과 환희의 변주 : 김보현의 화업 60년전’(덕수궁미술관)에 전시중이며 내년 1월 6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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