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쌀로 케이크를… 홍시 생주스도 별미네

부드러운 카스텔라를 감싼 새하얀 크림, 가끔 갈색 빛깔의 초콜릿, 그리고 그 위에 장식처럼 얹어진 생과일이나 쿠키…. 언제 봐도 탐스러운 케이크의 이미지다.

그럼 우리 전통 음식인 떡은? 케이크처럼 만들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모양은 흉내(?)가 가능했다. 바로 떡 케이크. 2001년께부터 붐을 이루며 등장해 지금은 정식 메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양은 케이크, 맛은 떡 그대로. 떡의 한계는 거기까지일까?

그럼 빵 같은 떡 케이크라면! 떡 역시 쌀로 만들지만 쌀을 빵처럼 구워 케이크로 만드는 것은 가능할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 떡카페 미단에서 맛 볼 수 있어서다. 바로 ‘쌀 케이크’.

쌀로 만든 케이크라고 떡 맛을 낼까? 그렇지 않다. 쌀을 빻아 떡으로 찐 케이크가 아니라 쌀가루를 구워낸 케이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감은 일반 케이크 같지만 맛에서는 쌀 내음이 난다. 바로 쫀득쫀득함. 케이크 속 빵처럼 ‘포실포실’한 느낌도 또한 살아 있다.

과연 쌀가루가 밀가루처럼 오븐에서 잘 구워질지도 의문이다. 여기에는 노하우가 있다. 밀가루에 비해 다소 찰기가 있고 거친 입자를 밀가루와 비슷하도록 갈아내는 일.

그리고선 오븐에 구워낸다. 베이킹 파우더를 넣고서 부풀리는 것도 아니다. 떡카페 미단의 주인 김순희씨는 지난 해 3개월여를 고심하다. 결국 자신만의 쌀 케이크를 만들어냈다.

지금 쌀 케이크는 2가지. 둥글레 뿌리와 호도, 잣을 맵쌀과 같이 갈아 넣어 갈색 빛을 띠는 둥글레뿌리 쌀 케이크는 고소하다. 흑미와 맵쌀, 그리고 흑임자를 섞어 놓은 흑미 쌀케이크는 보리빛을 띠지만 맛은 담백한 편. 그 위에 생크림을 바르거나 생과일을 얹어 놓으면 쌀 케이크인지 빵 케이크인지 구분 조차 안된다. 일반 케이크 모양과 맛 그대로다.

케이크에 크림이 묻은 것이 싫다고 빵만 먹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쌀 케이크에 크림을 바르지 않고 케이크만 조각내 팔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샌드’라고 부른다. 안에 살짝 속을 발라 샌드위치와 비슷하다고 붙인 이름이다.

쌀 케이크로 갈증이 날 즈음 감색 빛깔의 주스가 눈에 띈다. 색깔 그대로 ‘홍시 주스’다. 감이 나는 제철인 초가을부터 홍시를 가져다 껍질을 벗기고 얼음과 함께 그대로 갈아 낸 것. 맛은 주스라기 보다는 홍시 그 자체에 가깝다. 홍시를 액체로 만든 액즙이라고나 할까.

홍시 생주스가 탄생한 건 우연이다. 감 맛이 나는 떡을 만들려다 실패하고선 재료들이 그대로 주스로 사용된 것. 감이 나는 철이 아니라도 홍시 주스는 준비돼 있는데 대량으로 사다가 냉동 저장해 쓰기 때문이다. 얼린 상태에서의 맛은 홍시 빙수라고 하면 더 정확할 듯.

■ 메뉴

쌀 케이크 일반 크기인 2호 1만9,500원, 큰 사이즈인 3호는 2만3,500원, 홍시 생주스 3,500원.

■ 찾아가는 길

서울 역삼역 강남파이낸스센터 지하2층 (02)2112-2984, 삼성점 (02)553-3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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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박원식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