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자료서 드러난 '불량 프로'의 롱런

바야흐로 ‘나쁜 프로그램’이 대접 받는 시대다.

22일 대통합민주신당의 이광철 의원이 한국방송광고공사 국정감사에서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지상파 3사의 방송 프로그램 중 6개월 이내에 종영된 작품은 총 76편이다. 이중 대다수는 <특선 다큐멘터리><생방송 저널> 등 시사 교양 프로그램과 <1810 어린이 드라마>와 같은 어린이 프로그램인 것으로 조사됐다.

건전하고 정보력 높은 프로그램이 살아 남기 힘든 구조라는 의미다. 결국 그 이유는 시청률로 귀결된다. 시청률이 높지 않으면 광고수주가 힘들어지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 환경이 나빠진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그 결과 ‘롱런’하는 프로그램은 자극적이고 이슈가 되는 ‘불량식품’과 같은 프로그램이다. TV에서는 각종 욕설과 외계어가 난무하고, 방송위원회의 징계를 받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이라는 면죄부를 받고 당당히 살아 남는다. 편성표에서 빠지는 설움은 온통 ‘착한 프로그램’의 몫이다.

하지만 장기적 안목으로 보아 나쁜 프로그램의 양산은 시청자들의 정신 세계를 갉아먹고 시청률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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