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카르멘' '라보엠'에서 조용필·현미 콘서트까지 연말 특수 문화행사 풍성

11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국내 공연계와 기획사들의 발걸음이 일제히 빨라지고 있다.

서서히 송년 분위기를 맞으면서 연말 특수를 겨냥한 각종 대형 공연 및 추천, 인기작품들을 발 빠르게 기획, 홍보에 나서고 있다.

전문공연기관뿐 아니라 호텔들과 대형 야외 공연장에서도 다채로운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뜻 깊은 한 해 마감을 한달여 앞두고 미리 국내 문화예술 마니아들을 위한 2007년 겨울 공연 지도를 그려본다. 이미 공연계획이 확정, 티켓 판매가 시작된 곳은 모처럼의 가족단위 관람객들로 좌석이 매진되기 십상이니, 일찍 공연정보를 챙기고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 클래식 공연팬들을 위한 송년작 ◆

오페라 <카르멘>이 2007년 송년의 길라잡이로 길을 튼다. <카르멘>은 아름답고 대중적인 아리아가 많은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로 유명하다.

지난 1998년 ‘오페라 페스티벌’의 레퍼토리의 하나로 기획·제작된 이후, 10년 만에 이탈리아의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와 국내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연출진·성악가들과 함께 또 다시 국내 제작 오페라의 잠재력을 보여줄 역작이다.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상연.

뒤이어 국립발레단이 12월의 무대를 이어받는다. 발레 <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은 해마다 겨울철이면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공연.

국립발레단에서도 올 겨울 <호두까기 인형>으로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송년무대를 준비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즐거운 파티에서 마리는 대부인 드로셀메이어로부터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는다.

그러나 동생 프릿츠의 장난으로 호두까기 인형이 부서진다. 울다가 잠이 든 마리는 황홀한 꿈을 꾼다. 1977년에 국립발레단이 프티파 원작으로 이 작품의 전막을 국내에 소개한 이후, 매년 연말이면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단골 레퍼토리가 되었다. 12월 20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

오페라 '라보엠', 유럽풍 서커스 쇼 '제포라'

국립오페라단의 <라보엠(la Boheme)>이 연말 관객들을 만난다. 라보엠은 젊은 날의 사랑과 우정, 이별을 담은 푸치니의 세계적 오페라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중 하나.

그 공연 횟수만큼이나 전세계에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올 연말 공연은 예술감독 정은숙,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 울리세 산티키 연출로 선보인다. 나이와 성별, 오페라 감상 경험 유무를 불문하고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송년용 브랜드 오페라다. 12월6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 대중 음악팬들을 위한 초대 ◆

데뷔 28년째를 맞는 심수봉의 무대가 팬들을 찾는다. 트로트라는 장르에 포진한 수많은 가수 중에서도 특히 심수봉은 ‘유일한 여성 트로트 싱어 송 라이터’라는 차별점이 뚜렷한 대형가수.

이번 콘서트에서는 11집 앨범 ‘오늘, 문득....’을 중심으로 노래를 선사, 4,50대 중년와 감성을 나눈다.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공연이 진행될 예정. 11월 24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한국 음악계의 살아있는 신화, 조용필의 송년 콘서트 또한 합세한다. 잠실 주경기장의 5만 관중 기록, 평양공연 성사, 전국 월드컵 스타디움 투어 대형 공연 성공 등에 빛나는 ‘명품’ 공연, 명품 가수로서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12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아침이슬’의 연인, 양희은의 연말공연 또한 연례적으로 팬들을 기다리게 만드는 송년 인기품목 중 하나다. 수많은 히트곡과 스테디셀러로 아낌없는 사랑을 받아온 포크의 연인으로서 그간의 애창곡과 최신곡 등을 선사한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앞으로 부를 새로운 곡’이라 단호히 말하는 양희은의 음악정신을 현장에서 만날 수 있다.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호암아트홀.

‘밤안개’로 데뷔한 가수 현미의 노래인생 50년을 기념하는 골든 콘서트 가 펼쳐진다. 6.25전쟁 이후 고난과 격동의 시절을 거쳤던 세대에게 특히 공감 어린 애수를 공유한 가수 현미.

이번 공연은 변진섭, 조관우 등의 음악 프로듀서를 맡았던 하광훈씨가 편곡을 맡아 새로운 느낌으로 재해석된 인기곡들을 선보인다. 아들 이영곤의 데뷔 겸 축하 무대를 겸한 듀엣 순서도 마련된다. 11월 25일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파워풀한 가창력과 정열적인 무대 매너로 대중을 사로잡는 국민가수 인순이, 대형가수의 대명사, 패티 김의 디너쇼가 축제 대열에 합류한다.

인순이는 올드팝, 댄스, 재즈, 트로트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넘나들며 예의 매력과 파워를 선사할 예정. 패티 김은 크리스마스 디너쇼를 통해 노화되지 않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음악적 정열을 무대에 펼쳐보인다. 12월 22일,23일에는 인순이, 24,25일에는 패티 김 공연. 그랜드 힐튼 호텔 컨벤션홀.

◆ 뮤지컬? 쇼? 그 무엇이든! ◆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작,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Jesus Christ Super Star)> 오리지널 월드 투어팀이 올 겨울 서울에서 첫 내한공연을 벌인다.

35년 넘게 전세계 수십개국에서 절찬리에 공연돼 온 이 걸작 뮤지컬은 장기간, 수많은 버전으로 번안되면서도 꾸준히 사랑받아온 뮤지컬계의 전설이다. 이번 공연은 2000년 브로드웨이에서 리메이크되어 각광받았던 최신 버전으로, 15년 경력의 배우 겸 감독 폴 워릭 그리핀이 연출을 맡았다. 12월 12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

최근 20여년만에 방송을 통해 근황을 전한 가수 전영록이 국내 토크계의 1인자 이홍렬과 함께 토크콘서트형 디너쇼 ‘동창(同窓)’을 연다. 최근 신인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돼 인기를 모은 ‘불티’,‘사랑은 연필로 쓰세요’,‘종이학’,‘내 사랑 울보’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여전히 건재한 전영록을 만난다.

이홍렬은 82년 데뷔 이후 꾸준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저력의 입담꾼으로, 노래와 아기자기한 재담을 섞어놓은 독특한 장르로 이번 무대를 꾸려간다. 12월 23,2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

천가지 표정을 지닌 어릿광대의 재치와 익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곡예사들의 아슬아슬한 묘기가 쇼 <제포라(ZEPHOR)>로 찾아든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유럽풍 서커스 쇼다. 삐에로와 노래하는 작은 새 ‘애슐리’가 고장난 오르골을 고치기 위해 떠나는 환상적인 모험을 줄거리로, 실크천에 감겨 하늘을 나는 남녀 곡예사의 아름다운 비행, 머리 위에서 아찔하게 펼쳐지는 공중 그네 서커스, 멋진 ‘워터걸’의 위태로운 수직 다이빙과 다시 솟구치기 등 화려한 볼거리가 이어진다.

유럽과 미국 현지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0여명의 전문 배우들이 출연한다. 현재 진행중인 이 쇼는 폐막일 없이 계속.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가야금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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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