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이 대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연예인들의 선행 소식이 지면과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다. 모양새도 다양하다. 기부금 기탁에서부터 골수 기증, 봉사활동 참가까지 다양한 형태의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금번 태안 기름 유출 사태는 연예인 선행 행렬에 불을 지폈다. 배우 배용준이 3억2,000만원이라는 거금을 기부했다. 배우 박진희는 소속사에도 말하지 않고 기름 제거에 뛰어들어 찬사를 받았다. 태안의 심각성을 눈으로 확인시킨 SBS 예능 프로그램 <라인업>은 지난 12일 봉사 활동에 참여한 데 이어 19일 다시 한번 태안을 찾았다.

올 연말 잇따른 선행은 연예인이 공인일 수밖에 없는 사실을 확인케 하는 계기가 됐다.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공인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돼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공인이다. 태안 재난 상황실 계장은 19일 “도움을 주신 연예인들에게 감사드린다. 방송이 안 됐으면 이렇게 많이 왔을까 궁금하다. 요즘은 개인과 가족 단위 봉사 지원이 많다. 방송과 보도를 접하고 달려왔다고 한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연예인의 선행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기부하는 연예인에게 “돈 많이 벌었냐” “세금 아끼기냐”는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태안을 찾는 이들에게 “이미지 관리냐” “방송을 위해서 하는 게 선행이냐”고 쏘아 붙인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선행은 선행이다. ‘안 하는 게 나은 선행’이란 있을 수 없다. 그 속내가 어떻든 자신을 희생하고 남을 돕는 행동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손가락 몇 번 굴려 악성 댓글을 쏟아내는 악플러가 함부로 비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2007년 연말 연예인들의 선행 릴레이는 공인으로서 연예인들의 역할을 돌아볼 수는 선례가 됐다. 태안에 기름이 떠오르는 악조건 속에서도 미소를 지을 만한 훈훈한 소식이 들린다는 사실은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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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