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맘모스·공룡등진귀한고생물화석·표본들한자리에

과연, ‘박물관은 살아있다’. 동명의 영화처럼 밤만 되면 거짓말처럼 살아나 소란을 피우며 야간경비원을 아연질색케하는 공룡들은 아니지만, 46억년전의 믿기지 않는 고대의 거대한 역사 일부가 국내에서 재연되고 있다.

세계 3대 박물관 안에 손꼽히는 러시아 자연사 박물관의 소장품들이 현재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 옮겨와 있다. 국내 전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고생물 진품들이다. 지구 진화의 역사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지질시대별로 진귀한 소장품들을 배치, 구성해 공간적으로도 짜임새있게 길을 이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마스코트’는 단연 아기 맘모스 ‘디마’다. 디마는 씹던 풀이 채 소화도 되기 전에 냉동된 실물 맘모스다. 실제로 생존했던 생명체로서의 실감을 더한다. 디마가 국내에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1977년 시베리아에서 냉동 상태로 발견돼 당시 과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던 이 아기 주인공과의 대면만으로도 우리는 4만년 전의 시간과 대면하는 셈이다. 디마는 신생대에 살았던 생물이다.

38억년전부터 1만년 전까지의 지질시대를 통틀어 피부 등 그 원형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생물체는 빙하기를 거친 맘모스가 유일하다. 그중 단 3마리의 아기 맘모스만이 미이라의 형태로 발견, 디마가 그중 하나다. 세계의 관객으로 치자면 전세계를 통틀어 디마를 구경해 본 도시로 서울이 10번째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6마리의 맘모스 가족과 길이 7m의 거대 맘모스 등 동화나 그래픽 속에서나 보았음직한 진귀한 생물 유적 표본들이 즐비하다. 티라노사우르스의 아시아계 조상인 타르보사우르스를 포함해 20여점의 공룡 골격과 포유류형 파충류 등이 선보이고 있다. 이 모든 표본들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이번 전시물 중 진품이 90점을 차지한다.

러시아 자연사 박물관은 1930년에 개관, 70여년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대표적 박물관이다. 100여명의 과학자와 200여명의 연구진이 소속돼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소장품은 물론, 특히 냉대지역 동물에 관한 진귀 자료와 연구물, 전문 연구인력들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누구보다 역사적 자부심이 강한 우리 자신을 돌이켜볼 때 OECD 회원국가중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유일한 나라라는 우리 현실이 새삼 안타깝다.

전시 방식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지루한 단순 나열식이 되지 않도록 독특한 스토리에 따라 유물 전시 방법을 구성, 각 지질시대의 대표적인 화석 및 표본, 발굴 사진, 영상, 슬라이드 쇼 등 다양한 시청각적 자료들도 동원해 체험과 체감의 폭을 강화했다. 전시는 ‘지구의 탄생’, ‘선캄브리아누대와 고생대’,‘중생대’,‘빙하기’,‘신생대’등 5개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어린 시절의 체험은 때로 그 사람의 평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방학을 맞아 아동 또는 청소년을 둔 가족이라면 ‘살아있는 입체 교과서’용으로 온가족이 함께 둘러볼 만 하다.

한국측에서는 과학기술부와 문화관광부가, 러시아측에서는 주한러시아대사관, 로스자루베쉬?뜨르 등이 후원했다. 2월 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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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