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직송 10여 가지 해물 잔치 '입맛 당기네'

냄비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육수, 그리고 담궈지는 야채와 고기, 다음으로 맛 보는 칼국수와 남은 국물로 만들어 주는 볶음밥까지…. 이미 대중화된 샤브샤브 요리의 일반적인 코스이다. 그런데 고기 말고 다른 것을 넣으면 안되나? 해물이라도….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 중 하나인 소래포구와 월곶포구. 행정구역은 인천과 시흥시로 다르지만 수백m 간격으로 붙어 있어 사실상 하나의 명소인 셈이다. 아무래도 포구이니 만큼 이 곳에서는 조개구이 낙지 등 해물 요리를 맛보는 게 필수.

최근 아파트 신축 공사가 활발한 이 곳에 특이한 간판의 식당 하나가 눈에 띈다. ‘애마등촌샤브샤브칼국수’. 샤브샤브와 칼국수는 알겠는데 ‘애마’는 뭐지? 말고기를 파나? 실상 알고 보면 안주인이 워낙 말을 좋아해 ‘애마’를 상호 맨 앞에 붙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영화 애마부인의 주인공 안소영씨와도 친분이 두터워 그녀가 가끔 들르는 모습이 목격된다.

이 집에 들어가기 앞서 입구에 딱 버티고 서 있는 것은 수족관. 조개 등 각종 해물들이 대기(?)하는 곳이다. 산지에서 직송한 이들 해물은 해물샤브샤브의 주재료로 식탁에 바로 오른다.

둥그런 접시에 수북이 담겨 나오는 해물은 종류만 10여 가지. 특히 조개류 만도 각양각색이다. 참조개를 비롯, 돌조개, 칼조개, 비단조개부터 가리비와 대합, 그리고 소라와 홍합까지. 여기에 새우와 산낙지, 미더덕까지 얹혀져 나온다. 하얀 색상에 길다란 형태는 칼조개이고, 바지락처럼 시원한 맛을 내는 비단조개는 조그맣다. 갑자기 입을 벌리며 꿈틀대는 조개 이름과 모양, 맛이 궁금하면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특히 이 집 홍합은 ‘담치’라고 부른다. 양식이 아닌 자연산이어서 시중에서 보는 여느 홍합보다 크고 표면에 털이 붙어 있다. 벌려 놓으면 알도 크고 붉고 탱탱한 것이 싱싱한 맛을 낸다. 쫄깃한 듯 속살이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은 홍합이나 조개나 모두 마찬가지.

이 집 육수는 2가지가 준비돼 있다. 꽃게와 북어 가쓰오 부시 등 해물류를 주재료로 생강과 마늘 당근 양파 등 각종 야채로 맛을 낸 ‘해물 육수’와 붉은 빛깔의 소고기 육수. 사골을 끓여낸 육수에 고추장을 적당히 풀어 매콤하면서도 얼큰한 맛을 낸다.

보통 소고기는 얼큰한 육수에, 해물은 해물 육수에 먹지만 손님 중에서는 얼큰한 육수를 찾는 이들도 있다. 팽이나 느타리버섯, 호박, 청경채, 양상추 등 야채를 먼저 넣어 육수 맛을 낸 후 고기를 익혀 먹는 순서는 마찬가지. 해물 샤브샤브를 시키면 소고기도 같이 나와 두 가지 맛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남은 국물에 즉석에서 끓여 내는 칼국수 맛도 제각각이다. 얼큰한 육수는 그리 맵지는 않지만 제법 걸쭉하다. 반면 해물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돈다. 미나리와 당근, 양파 등을 잘게 썰어 냄비가 ‘탈’ 정도로 바싹 볶아 주는 볶음밥도 마지막 입가심 치고는 제법 고소하다. 주방의 찬모가 매일 직접 담가 내는 겉절이 김치도 이 집의 자랑거리다.

■ 메뉴

등촌샤브샤브 6,000원, 쇠고기 샤브샤브칼국수 9,000원, 해물샤브샤브칼국수 3만5,000원(3~4인용) 해물낙지찜 2만원.

■ 찾아가는 길

경기 시흥시 월곶포구 풍림2차아파트 옆. (031)318-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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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