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돌아가면서 집단으로 두드려 팬다. 그것도 아주 친한 친구들이. 이유는 생일이라서, 또는 졸업식이라서. 축하의 선물이 구타였고, 구타의 강도가 친밀도와 비례하다고 믿었다.

고등학교 시절, 힘깨나 쓴다는 녀석들은 예외없이 그랬던 것 같다. 꼭 어깨에 힘들어간 녀석들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범생이’들도 특별한 날이면, 강도는 약할지언정 폭력의 맛에 잠시 빠져들곤 했다. 왜 이런 전통이 있었는지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그렇게 하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 게 바로 남자들의 문화, 대한민국 사내들의 멋있는 문화인 줄 알고 지냈다. 폭압이 지배하던 사회와 그 사회가 낳은 폭력의 문화. 이제는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다. 오히려 더 심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군 부대에서 일어난 ‘진급 신고식’ 영상을 보면 말이다. 이런 영상 이제 정말 안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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