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빈클라인이 국내 첫 '명품 바람'… 해외 유명 브랜드 언더웨어 올 대거 상륙국내업체도 럭셔리 속옷 잇달아 출시 러시… 보석 박힌 1,200만 원짜리 란제리도 등장

얼마 전 국내 한 케이블TV 토크쇼에서 사회자가 20~30대 여성 방청객들에게 “처음 본 남자와 원나잇스탠드(하룻밤 정사)를 해볼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들 중 절반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 성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같이 성에 대한 자유로운 인식과 문화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패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S라인 몸매 등을 강조하는 섹시룩이 패션의 화두로 떠오르더니, 남녀 할 것 없이 점잖은 패션보다 ‘섹시 패션’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욕망은 갈수록 깊숙이 은밀한 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바로 속옷이다.

속옷은 이제 엄연한 패션이다. 체형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보정 속옷은 물론 겉에 드러나는 옷만큼이나 섹시하고 화려한 속옷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속옷 코디족’의 등장으로 꽃무늬나 도트무늬 등 상ㆍ하의가 함께 구성된 세트속옷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만약 ‘누가 본다고?’라며 브래지어와 팬티를 짝짝이로 입는다면, 그건 자신이 패션에 문외한이라는 증거다.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 가장 화려한 남성편력을 자랑하는 사만다의 패션을 기억하는지. 란제리에 이르기까지 남성을 자극시키는 섹시한 패션으로 치장한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은밀한 곳의 패션욕망으로 인해 국내 명품 속옷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에 갔더니 우리 돈으로 수십만 원 하는 속옷 세트가 있어 이해가 안되더라”며 문화적 차이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국내 속옷시장에 최초로 명품 바람을 일으킨 것은 캘빈클라인이다. 미국의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출시한 ‘캘빈클라인 언더웨어’가 지난 2002년 국내에 들어온 이래 소비자들 사이에서 속옷도 패션이 될 수 있다는 언더웨어에 대한 인식이 퍼졌고, 명품속옷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캘빈클라인이 발렌타인 데이를 위해 내놓은 커플 팬티의 가격을 보면 남성용은 4만5,000원, 여성용은 5만5,000원이다. 팬티 한 장 값이 웬만한 옷값에 맞먹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프리미엄 속옷 캘빈클라인 언더웨어가 국내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비롯해 에르메네질, 디젤, 리바이스 등 고가의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언더웨어 제품도 올해 국내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 앙드레김, 이정우, 박윤정, 이상봉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도 해외 브랜드에 뒤질 새라 럭셔리 언더웨어 라인을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고가의 명품 소재를 사용한 속옷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고급소재를 사용하거나 한정 생산하는 등 VIP고객을 대상으로 특별 제작된 속옷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트라이브랜즈는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이집트산 기자 원면을 사용한 ‘명품 200수’ 러닝을 출시했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40수 러닝에 비해 10배 정도 비싸지만 흡수성과 통기성이 뛰어나고, 고급스러운 광택과 부드러운 착용감 때문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좋은사람들은 오가닉, 텐셀, 모달 등 천엽 고급소재를 사용하고 100% 국내에서 생산한 프리미엄 라인의 속옷을 한정 출시하기도 했다.

속옷에 대한 욕망의 진화는 보석 속옷에서 절정을 이룬다. 유럽 럭셔리 언더웨어 브랜드 트라이엄프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1,200만 원짜리 쥬얼리 란제리 세트 ‘트레루치’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글리제(잠옷)와 슬립, 가운의 3종으로 이루어진 트레루치는 다이아몬드 5.8 캐럿과 13개의 물방울 진주 그리고 14K 화이트 골드가 장식으로 사용됐다.

트레루치는 판매용으로 단 한 세트만 특별제작된 것이어서 보편적인 범주에 넣기는 어려우나 아무튼 속옷의 고급화 풍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국내 여성 속옷 브랜드 비비안은 스와로브스키 스톤을 부착한 브래지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50% 가량 비싸다.

브래지어 잘 입는 여성이 진짜 멋쟁이

속옷패션에 대한 열기가 일어나면서 속옷 코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속옷 코디에서 제일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내 몸에 맞는 브래지어 선택법이다. 트라이엄프 마케팅팀 배은애 차장의 도움말로 체형별 브래지어 선택법에 대해 알아본다.

■ 빈약한 가슴

볼륨감 있는 가슴을 연출하는 일명 ‘뽕브라’는 가슴이 빈약한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볼륨에만 신경 쓰다 보면 자칫 가슴이 인조로 만든 듯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브라컵 속에 이미 볼륨업 처리가 되어 있거나 컵 소재가 얇지 않고 가슴 전체를 잡아주는 풀 사이즈의 와이어가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 큰 가슴

가슴이 큰 여성들은 브래지어 선택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자칫하면 가슴이 더 커 보일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뚱뚱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슴이 크다고 무조건 편한 브래지어를 입으면 오히려 가슴이 쳐질 수 있다. 따라서 가슴을 확실하게 받쳐주는 기능성 제품을 선택해 라인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 퍼진 가슴

가슴이 퍼진 여성이라면 컵 사이의 간격이 좁아 가슴을 최대한 모아주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 통통한 상체

전체적으로 상체가 뚱뚱한 여성이라면 브래지어 밖으로 살이 삐져나오는 것을 막아주는 무봉제 브래지어를 선택해야 한다. 이음선 없이 하나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무봉제 브래지어는 브래지어 날개가 등과 옆구리 부분의 살을 부드럽게 감싸줄 뿐 아니라 살들이 튀어나오지 않게 도와줘 옷을 입었을 때 매끄러운 바디 라인을 연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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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