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뻥 뚫리는 탁트인 여주평야… 목아박물관 불교미술 감상은 여행 보너스

우리나라 절은 대부분 산속에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절=산사(山寺)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성립한다. 그런데 여주 땅을 여행하다 보면 생각과 달리 절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깊은 산보다는 경관 좋은 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 신륵사에 가면 생활 속에 불교가 다가와 있음을 느낄 수 있고 멀리 떨어지지 않은 목아 불교박물관에 들르면 불교가 생활이라는 느낌을 확신할 수 있다.

그리고 절터만 남은 고달사지에 가면 예전의 여주 땅에 정말 커다란 절이 있었음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생각보다 절이 가까이 다가와 있는 여주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웰빙여행을 즐겨보자.

여주 읍내를 지나 여주대교를 건너자마자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바로 신륵사국민관광지에 이른다. 남한강을 내려다보며 신륵사까지 강변을 따라 산책하듯 걷다 보면 이내 신륵사 입구 일주문에 이른다.

고목 두 그루로 기둥을 세우고 그 큰 지붕을 받치게 만든 일주문이 인상적이다. 신륵사는 봉미산(鳳尾山) 남쪽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창건 연대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신라말, 고려초일 것으로 추정된다.

나옹화상이 9마리 용에게 항복을 받고 그들을 제도하기 위해 지었다는 '구룡루'를 지나면 아미타불 도량인 극락보전이 나온다. 정면 3칸, 특면 2칸의 다포양식으로 조선 후기 건물이다. 극락보전은 목조 아미타부처를 모시고 있다. 앞마당에는 다층석탑(보물 225호)이 있다. 조사당(보물 180호)은 금당 왼편에 자리잡고 있다.

대들보가 없는 팔작지붕으로 정면 1칸 측면2칸 건물이다. 가운데 기둥을 세우지 않아 대들보가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조사당은 신륵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목아박물관(위), 신륵사(아래)

신륵사는 고려 말부터 '벽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 다층전탑이 있기 때문이다. 탑은 도도히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드넓은 여주 평야를 지켜보고 있다.

그 자체로 여주에 풍요를 전달한다. 완성된 형태로 남아있는 국내 유일의 전탑이다. 다층전탑 앞에는 신륵사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곳, 강월헌이 있다. 앉아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넉넉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외에서 뜻하지 않은 반가운 손님이 방문했을 때 꼭 한 번 모시고 갈만한 곳이 목아불교박물관이다. 신륵사에서 승용차로 원주방향 15분 거리에 있는 목아박물관은 중요 무형문화재 제 108호인 목아 박찬수 선생이 설립한 사설박물관이다. 이곳에는 보물 3점과 6,000여 점의 불교 관련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목아박물관 뜰에는 다양한 불교 관련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작품들은 대부분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이 조화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승과 솟대, 백의 관음 그리고 옹기까지 전시되어 있다.

큰 말씀의 집(대장전)은 고려 주심포 팔작지붕으로 예천 용문사 보물 윤장대를 실측으로 재현되어 있다. 한얼울늘집(개천궁)은 곳은 단군을 중심으로 환인과 환웅을 모신 건물이다. 마음의 문(사천왕문)은 동 서 남 북 사방에서 불법을 지키는 사천왕을 모시는 공간이다.

박물관에서 가장 볼만한 곳은 불교미술품 전시장이다.

이 건물 3층은 불교목조각실. 여기는 목아박물관 주인이자 인간문화재인 박찬수의 목조각 세계에 빠져볼 수 있다. 불경에 나오는 신들, 부처의 수인, 협시보살 등을 작품을 통해 자세히 볼 수 있다.

2층은 5년간 16종의 나무로 제작된 500나한이 모셔져 있다. 유물실에는 불교 유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탱화가 눈에 띤다. 1층의 반은 불교 물품을 파는 매장이 자리잡고 있고, 반은 아름다운 동자승의 순수함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하는 명부전.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명부시왕이 모셔져 있다. 불교박물관에서 여주로 돌아오다 금당교를 건너면서 우회전, 331번 지방도를 따라 양평 방면으로 올라가면 고달사지를 찾을 수 있다.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411번지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고달사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불대좌(보물 제8호)와 강렬한 힘을 간직하고 있는 원종대사 부도비 귀두와 이수(보물 제6호), 비교적 온전히 보존되고 원종대사 부도 (보물 제7호) 등이 있다.

■ 여주 여행 추천 코스

목아박물관(오른쪽), 명성황후생가(왼쪽)

추천할 만한 여행코스는 명성황후생가-세종대왕릉-영월공원-신륵사(강변관광지)-목아불교박물관- 고달사지-파사성지를 하룻밤 머물면서 여유 있게 다녀오는 것이다.

영월공원은 여주에서 가장 경관이 좋은 곳으로 남한강변 마암이라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정상에 서 있는데 그리 높지 않은 위치임에도 신륵사와 남한강 유원지를 비롯한 남한강변의 전체 경관과 여주시내 전체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류 가득한 정자이다.

파사산성은 해발 250m 정도의 파사산 정상을 중심을 축성된 산성이다. 천서리 막국수 촌에서 3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으며 정상에서 여주군 전 지역을 내려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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